"백두산 가고싶단 국민 많아" vs "먹고살게 해달라고 아우성"

여야, 각기 다른 추석민심 여론전…대정부질문·국감서 대치 전망

입력 : 2018-09-26 오후 5:01:46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추석 연휴 기간 민심을 청취한 정치권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전했다. 여당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가 경제 성과로 이어질 것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졌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가 제일 많았다”고 지적했다. 연휴 이후 곧바로 이어질 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여야 간 대치가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민심과 관련해 “남북 화해 무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추석은 ‘평화가 경제’라는 말이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간”이라며 “민주당은 평화를 경제로 견인하라는 추석 민심에 귀 기울이며 초당적인 후속대책 마련에 앞장서겠다. 여야 소통 강화를 통해 정치권이 평화를 경제로 연결하는 일에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천지 방문으로 백두산 관광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 확인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도 백두산 관광을 할 수 있는 것이냐는 국민들의 이야기들 전해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자신도 백두산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향후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거나 남북 관계가 발전되면 관광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집값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상가와 시장을 돌아다녔는데 제일 많이 걱정한 것이 바로 부동산 문제였다”며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문제보다도 도리어 부동산 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 총장도 “추석 민심은 9·13 부동산 대책과 9·21 공급대책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하고 있었다”며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근본적인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민심의 질책이 많았다며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가는 곳마다 제발 먹고 살게 해달라는 아우성이 드높았고 장사가 안 된다는 목소리, 공장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많았다”고 전했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최저임금 급격 인상 부작용과 일자리 증가폭의 현격한 둔화 등으로 인한 경제 어려움 호소했다”며 “부동산 가격 폭등과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가격 이원화로 인한 지방의 심각한 자괴감도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이번 추석 연휴 화두는 단연 경제 문제였다”며 “연휴 기간 만난 기업인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겹치면서 지역 중소기업 전체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고, 근로자들은 이 같은 정부기조에도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없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문재인정부가 이룬 외교적 성과에 대해선 국민들의 높은 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비핵화 진전 속도에 비해서 남북관계 개선이 과속화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문 대통령의 연이은 정상회담 행보에 대해 국민들이 높게 평가해준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한반도 평화 체제에 관해 국민들이 상당히 환호를 보내는 게 사실”이라며 “지난 판문점선언 뿐 아니라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합의서 등을 포괄적으로 동의, 비준하는 방법에 대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전했다.
 
추석 민심을 확인한 여야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하는 국회 대정부질문과 10일부터 진행할 국정감사에서 정국 주도권 쟁탈을 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평화’ 프레임을 지속해서 강조하며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에 맞선 야당은 평화 분위기를 경계하면서도 민생·경제에 화력을 집중하며 현 정부의 실책을 부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1일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에서 민생을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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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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