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들의 반응이 성향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 회장의 복귀는 지난 2008년 4월22일 퇴진 이후 23개월만이다.
24일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진보 성향의 단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표하는 반면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진보 성향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 전 회장의 복귀는 전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건호 경실련 정책실장은 "삼성 특검문제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퇴진을 선언한 지 2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법집행의 형평성과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며 이 전 회장 본인의 반성과 자숙이 부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2008년 4월22일에 발표한 경영쇄신안 중 전략기획실 해체와 총수퇴진을 발표했지만 지금 보면 경영쇄신안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외국에서 아무도 몰랐던 조기복귀 의사결정은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측근들의 과잉 충성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삼성그룹의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단절을 지적했다.
김 소장은 "삼성그룹이 도요타 사태가 삼성에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건희 전 회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반대로 그런 사태가 삼성에서 일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의 폐쇄된 의사결정 과정과 총수퇴진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깨뜨린 점은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보수단체는 이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로 인해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삼성 뿐 아니라 한국경제 성장을 위해 잘 이끌어 나가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또 "삼성특검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는 이미 사면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과거에 얽매이기 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국가 경제에 얼마만큼 이바지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 회장의 복귀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삼성이란 브랜드를 통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