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불균형' 해소를 강조하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10월과 11월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가 남은 가운데, 이 총재의 이런 의지가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소득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되고 있다"며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불균형 누증은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 등을 의미한다. 이는 저금리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투자는 미흡한 상황"이라며 "이는 지난해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기인하지만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합리적인 규제 완화 등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투자심리를 제고함으로써 지속 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긴요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특히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가는 등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만 10년째 되는 해"라며 "그간 세계경제는 오랜 기간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났고 금융시스템의 안전성이 크게 개선된 반면, 새로운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과제와 관련해서는 "위기극복 과정에서 확대된 글로벌 부채는 또다른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를 위험요인으로 대두됐고,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한 자산 및 소득불평등 심화, 반세계화 정서 및 포퓰리즘 확산 등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세계화 정서에서 파생된 글로벌 통상갈등 확대, 위기대응 수단이었던 주요국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지금 세계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해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내외금리차 확대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는 한편, 일부 취약신흥국의 금융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종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임이사 등이 참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