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지난 5일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석방과 동시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국가경제와 그룹을 위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고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멈춰섰던 롯데의 경영시계도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석방 후 주말 이틀간 짧게 몸을 추스른 뒤 8일부터 곧바로 업무에 돌입한다. 총수 부재로 인한 그룹의 경영 공백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메우기 위한 행보다.
그는 지난 5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온 직후에도 집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찾아가며 그동안 보여줬던 경영복귀 의지를 다시한번 드러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를 받고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 회장은 출근과 동시에 황각규 부회장을 비롯해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경영 현안을 보고 받고 회의를 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동안 업무보고를 받는 등 내무 업무 위주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총수 부재로 막혀 있던 경영 현안들이 점차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뤄졌던 업무보고에는 총수 부재로 중단됐던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등 현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결정과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도 이에 해당된다. 아울러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진행된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마무리 등 해외 사업 전반도 재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신 회장 및 롯데 수사와 재판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안도 검토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뉴롯데'를 향한 롯데 경영 정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총수 공백으로 미뤄졌던 고용 계획,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 주요 경영 현안을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2016년 10월 그룹 개혁안으로 발표했던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총 40조원 투자 등 장기 프로젝트도 본격 실행될 전망이다.
또, 한국과 일본 롯데를 공동 경영해온만큼 조만간 일본을 찾아 일본 롯데 경영진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 회장이 집행유예 풀려난 것에 대한 반감 여론도 있는만큼 국민 신뢰회복을 위해 준법·투명 경영을 강화할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추진 중이던 지배구조 개편에도 강력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낮추고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정리를 통해 지주사 체제 구축 완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일들을 챙겨 나가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