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음주운전은 살인행위…특성상 초범도 처벌 강화해야"

"국회, 정부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 돌아보며 기본적 책무 다해야"

입력 : 2018-10-10 오후 2:13:5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면서 처벌 강화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군인 윤창호씨 사건을 언급하고 “주목할 점은 음주운전은 매우 재범률이 높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엄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음주운전으로 3번 이상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무려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음주운전은 습관처럼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동승자에 대한 적극적 형사처벌,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압수와 처벌 강화, 단속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 봐야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와 관련해 “국회로서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장이지만 행정부로서는 1년간의 행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라면서 “국민께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을 소상히 답한다는 자세로 성실하게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타당한 지적과 합리적 대안은 적극 수용해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잘못된 지적과 오해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나 정부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국민들이 공연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와 민생경제를 예로 들고 “고용의 양적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과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면서 원인 분석과 함께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는데 국회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고용보험 가입자 수 통계에서 확인되듯 양질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용의 질 개선 등 정부 정책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국회와 국민께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선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해 주기 바란다”며 “정부를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 돌아보며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또한 “국회 스스로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아직도 채택하지 않아 9월19일 이후 헌법기관 마비사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의 책무 소홀이 다른 헌법기관의 공백사태를 초래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동의도 마찬가지”라면서 “판문점선언에 이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남북 간의 평양선언 등이 계속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등 한반도의 상황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국회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 멈춰있다”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 평화의 새역사를 만드는 일에 국회도 동참해 주고,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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