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취약계층 당뇨 개선해 삶의 질 높이는 데 기여하고파"

(사회적기업가를말하다)박신성 자연미약선연구원 대표
간호사로 10년…조리·영양·보건·약선 등 관련 학위·자격증 취득 후 사회적기업가 도전
"건강 관리·상담 교육 시스템 구축…사회적 일자리 창출·취약계층 건강 케어"

입력 : 2018-10-1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자연미약선약구원은 지난해 6월 고용노동부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제공으로 사회적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당 밸런스'라는 당뇨 관련 건강기능식품을 지역사회의 당뇨병이 있는 취약계층에 무료 제공해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송파구와 함께 진행 중이다. 1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한 자연미약선연구원의 박신성 대표(수원여대 겸임교수)는 조리, 영양, 약선(약이 되는 음식) 등 다방면에 걸친 전문 지식을 쌓은 뒤 현재의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 박신성 대표는 "당뇨 관련 제품 공급, 상담·교육으로 약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당뇨를 개선해 취약계층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연미약선연구원이 출시한 당뇨 건강기능식품 '당당 밸런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식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사진=자연미약선연구원
 
자연미약선연구원이 출시한 당뇨 건강기능식품 '당당 밸런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제품으로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사진=자연미약선연구원
 
 
자연미약선연구원을 소개해달라.
 
처음에는 당뇨병을 앓는 환자를 상담하고 개선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중국에서 거래 요청이 들어오게 되면서 당뇨 관련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하던 중 처음 구상했던 (사회적기업) 비즈니스 모델과 조금 다르게 방향이 바뀌었다. 제품 개발은 끝났는데 또 다시 사드 등으로 중국과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원래 하고자했던 당뇨 개선을 위한 식생활 교육, 상담 쪽으로 비즈니스를 재정립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 현재 제품은 당뇨 건강기능식품으로 '당당 밸런스'가 출시돼 있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원래는 중국에서 의뢰를 받아 개발한 뒤 수출하려고 작년에 출시된 제품이었다.
 
 
당뇨는 병원을 다니면서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하지만 약으로만 완치되는 게 아니다. 당뇨는 80% 이상이 식생활과 연관돼 있다. 약을 먹더라도 식단 관리를 병행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는다. 약에 의존할 게 아니라 상담, 교육으로 약을 덜 복용하고 약의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식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가치를 낼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사회적기업으로 사업하는 이유는.
 
2012년 시니어 창업스쿨 사회적기업 창업에서 웰빙 음식 창업을 맡았다. 2년 동안 강의를 하면서 사회적기업에 대해 조금 알게 됐는데, 어쩌면 내가 도전해야 하는 부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년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소셜벤처 경연에서 입상을 하면서 1년 동안 사회적기업 육성 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그 중간에 중국에서 제조 의뢰가 들어오면서 2년 동안 (사회적기업) 비즈니스 모델 정립이 미뤄졌다. 이후 중국 쪽 일을 정리하면서 2017년 원래 꿈꿨던 비즈니스 모델인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6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자연미약선연구원은 건강한 수제식혜를 만들어 제품 일부를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이 후원하는 영유아지원사업에 후원했다. 사진=자연미약선연구원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해왔나.
 
간호사로 소화기내과에서 당뇨 환자를 10년 동안 관리하는 일을 했다. 당뇨병이 개선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당뇨약을 먹었는데도 갈수록 먹는 약의 개수만 늘어나고 고혈압, 고지혈증 등 합볍증이 생기더라. 당뇨약으로만 의존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마음먹고 고민을 거듭하다 인생의 제2 직업을 준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요리를 잘하는 편이라서 당뇨환자들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해볼까 하는 고민도 했다. 2006년 원광디지털대학교에 한방건강학과 약선 과정이 생겨서 지원했다. 하고 싶었던 부분과 딱 맞았다. 환자들을 만나면서 교과서적인 지식이 아니라 실제 먹고 병이 개선될 수 있는, 살아 있는 지식을 배웠다. 현장, 온라인 교육을 병행하면서 졸업했다. 한식조리사, 양식 조리사 등 부가적인 자격증을 따고 영양 상담을 하려고 보니까 국가 자격증이 필요하더라. 그래서 방송통신대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해서 영양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국내 한방약선 석사를 전공할 수 있는 명지대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과정을 마쳤고, 서울사이버대 행정대학원 보건행정학과에서 보건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당뇨 쪽에서 보건교육, 영양, 조리 등 할 수 있는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거다. 밑바닥 현장부터 시작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부분은 차별화 요소다. 약선은 내과적인 양방 부분도 아니고 한방 부분도 아니고 중간 지점이다. 이 중간 지점에서 제가 찾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더라. 내과에서는 약을 처방할 수는 있지만 식생활 요리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은 부족할 수 있고, 한의학 쪽도 처방을 내릴 수 있지만 조리가 없으니 실제 약선 요리가 부족할 수 있다. 중간 지점을 찾은 셈이다.
 
 
어떤 가치가 사회적기업과 연관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사회적기업 유형을 보면 보통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형이 많다. 우리는 사회적기업 의미를 좀 더 확장해서 바라봤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노인 질환도 많아진다. 대사증후군(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등 포괄적 질병 상태)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사회적으로 국가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약을 줄이면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계층은 병원의 케어를 받을 수 있지만, 취약계층에서는 비용 등 문제로 병원에 가서 상담 받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상담, 교육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뇨 개선 건강기능식품인 '당당 밸런스'의 경우 취약계층에는 일정 부분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송파구사회적기업협의회에 가입을 하면서 얻게 된 네트워킹을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송파구에선 지역특화사업으로 돌봄 서비스를 한다. 독거노인분들한테 도시락을 드릴 때 '당당 밸런스' 한 포씩을 같이 드리고 있다. 당뇨병이 있으면 식후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에 바로 '당당 밸런스'를 드시고 2시간 후 혈당을 확인하고 지속 관리하는 방식이다. 2달 동안 10회에 걸쳐 서비스를 하게 됐다. 향후 지역 복지관에서 당뇨 환자를 추천하면 '당당 밸런스' 샘플을 공급해 당뇨 개선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취약계층에 건강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제안할 생각이다.
 
 
자연미약선연구원이 선보이고 있는 수제 비수리(야관문) 식혜. 사진=자연미약선연구원
자연미약선연구원이 선보이는 수제 히비스커스 식혜. 사진=자연미약선연구원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전국적인 건강 상담·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사회적기업 관련 네트워킹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건강 상담·관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간호, 영양 등 전문 지식이 있는 분들 중 경력단절 여성들을 고용하려 한다. 지역 보건소, 지역주민센터 등과 연계할 부분은 연계하고, 제품은 제품대로 시중 판매를 하며, 취약계층에는 도매 수준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해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의 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2020년 사회적기업 인증이 목표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취약계층에 당뇨 교육을 해 효과적으로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게 하고 싶다. 사회서비스 차원에서 의료 양극화를 줄이고 상대적 소외감을 덜 느끼도록 하는 데 자연미약선연구원이 디딤돌이 되고 싶다.
 
 
장기적으로 공공기관과 연계할 생각이다. 기부 방식 등으로 복지관 등에 샘플을 공급해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당뇨 개선 효과가 데이터로 검증되면 공공기관에 직접 제안도 하면서 협업 서비스를 하는 게 목표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는 회사가 자립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당당 밸런스'의 판매를 늘려나가는 게 숙제다.  
 
10여년 동안 간호사로 일했던 박신성 자연미약선연구원 대표(수원여대 겸임교수)는 조리, 영양, 보건, 약선 등 다방면에 걸친 지식, 경험을 습득한 뒤 사회적기업가에 도전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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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