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도청에서 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책 검증이 아닌 이재명 지사 '개인 의혹 털기'로 시간 대부분을 보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이 전날 서울시청 국감장에서 감행한 기습시위도 도마에 올랐다.
인재근 행안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국감 시작에 앞서 “어제처럼 무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시간을 정해서 하겠다”며 “경기도에서는 5시 전에 끝내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국감 초반 일부 난항을 겪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부터 지금까지 정치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 제소를 많이 했다”며 “제소 현황을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지사는 “개인적 제소 사항은 그야말로 개인적인 일이다. 개인적 관계에 관한 자료는 국정감사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다. 재고해보겠다”며 사실상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제출 (요구)한 자료에 대해 개인적이라 (제출) 못하겠다고 하는데,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감은) 경기도정을 어떻게 이끌 수 있는가를 다루는 자리”라며 “성남시장 계실 때도 성남시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도 있었다. 협치 부분이 제대로 작동이 되겠는가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사는 재차 이유를 내고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이 지사는 “국정감사는 국가가 위임한 사항,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한 사항의 적정함을 감사하는 것”이라며 “도민의 정치적 선택을 받은 도지사의 개인적 사항들을 조사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의원 제소를 한 번 했다”며 “(저를) 철거민을 때린 파렴치한으로 몰아서 제소했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다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국감 초반 잠시 공전이 이어지자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이 지사에게 “법으로 규정한 자료만 제출하고, 제출하지 못하는 사유는 서면으로 달라”고 중재했다.
그러자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이 지사 가족 내부 문제와 연관된 ‘전화녹취 공개’ 카드를 꺼내들었다. 조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녹취가, 가족관계 녹취 2가지가 있다”며 “그걸 (국감장에서) 틀고 싶은데 의논 좀 달라. 여야 간사 간 논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국감을 하면서 피감기관장 개인의 문제들, 사적인 문제를 자료 요청한 적이 없다”고 했다. 소 의원은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다.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전날 서울시청 국감 파행과 관련, 민주당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발언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 의원은 "어제도 여당 의원들께서 회장에 한시간 넘게 거의 2시간가까이 참석 안했기 때문에 파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어제 (국감) 파행 사태에 대해서는 조원진 의원도 계셨지만, 여당 탓인가? 제1야당이 와서 ‘난동’을 피운 것"이라고 질타해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홍 의원은 야당의 항의가 있자 ”야당 원내대표께서 오셔서 하신 건데, ‘난동’이라는 표현보다는 다른 게 낫다. 국감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톤을 낮췄다.
국감에서는 보수 야당 소속 위원들 중심으로 이 지사 개인 이슈에 대한 언급을 꾸준히 이어갔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김부선 관련 의혹으로 시끄러운데, 경기 도정을 이끄는 데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고, 이 지사는 “전혀 지장 없다”고 답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도지사님 형과의 문제나 여배우 문제 부분은 수사기관에 맡겨 놓고, 수사기관 판단에 맡겨 놓고 있었는데, 도지사님 스스로 끌고 오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오후에 속개된 국감에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감사 또는 조사의 한계)를 언급하며 “(이재명 지사 가족 관련) 녹취 재생이 어렵다”는 판단과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제가 발언대에 놓고 틀면 된다”며 “법적 사항이 아니고 제가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조폭 연루설 부분은 저에 (대한) 음해이기도 하지만, 제가 가장 혐오하는 행위들”이라며 “공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검찰에 고소했고, 선거법과 관련해서 12월13일 전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또 가족 관련 녹취 등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청에서 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2018년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