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에 살면서 천주교로 개종한 이란 출신 중학생 A군(15)이 난민으로 인정받자, 해당 중학교를 관할하는 서울시교육청이 환영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포용력 있는 법의 판단으로 제2의 고향인 대한민국 서울에서 소중한 꿈을 계속 키우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니 기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법무부 결정을 환영하며 넓은 마음으로 학생을 품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어려움에 처한 외국 친구에 대해 어른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행동으로 보여준 같은 학교 학생들이 너무도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적극 나서주신 선생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이란 출신 A군의 생명권·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부에 난민 수용 규정에 대한 포용적 해석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점차 증가하는 외국인 국적 학생이 사회 구성원으로 기능하도록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또 서울 학생들에게 세계시민·인권·다문화 교육을 강화하고 인종·국적·문화적 배경을 초월한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사회참여 의식과 책임감을 조화롭게 기르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이날 A군의 난민지위를 인정했다. 학우가 지난 8월 사연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려 세상에 알린 지 2개월 만의 일이다.
이란에서 태어난 A군은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7세에 한국으로 와 초등학교를 다녔고 현재는 서울의 한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친구를 따라 천주교로 개종했고 지난 2015년에는 아버지를 설득해 개종하게 했다.
이로 인해 고향인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종교적 박해를 당할 가능성이 커지자, A군은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 판정을 받았다. 추방 위기에 처하자 학우들은 청와대 청원 및 시위 등을 벌였으며 학부모·교사는 모금 운동을 하는 등 사회적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7월19일 서울의 한 중학교를 방문해 이란 국적 난민 학생을 도와준 학생, 교사 10여명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