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급제 도입 험로 예고…판매점 25일 탄원서 제출

판매점 1200장 탄원서 제출 예정 vs 법안 추가 발의·시민단체 도입 촉구

입력 : 2018-10-22 오후 5:08:4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단말기완전자급제(이하 자급제) 도입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휴대폰 판매점 종사자들이 도입 반대 목소리를 키울 전망이다. 반면 국회에서는 자급제 도입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며 추가 법안 발의에 나섰다. 도입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휴대폰 판매점 종사자들은 오는 25일 자급제 도입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7~18일 양일간 500여개 판매점을 중심으로 자급제 도입 반대 명분으로 1위 통신사 SK텔레콤 판매 거부에 나선데 이어 1200장의 탄원서를 회수했다. 
 
판매점 관계자는 "자급제가 도입되면 유통점이 제조사와 직접 거래를 하는 등 대형 대리점 위주로 시장이 개편될 것"이라며 "통신비 인하 효과는 없고, 전국 2만여점의 유통점 고사로 자영업자만 몰살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휴대폰 판매점들이 도입 저지에 나서고 있지만 시민단체와 국회는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2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통신시장 경쟁을 요금·서비스로 이끌기 위한 정부의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며 "자급제 도입은 단말기 지원금을 두고 제조사·이통사·대리점 등이 복잡하게 얽힌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단말기 구입과 통신서비스 개통을 분리하면 제조사들 간에 단말기 가격 경쟁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자급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낸데 이어 조만간 '완전자급제 2.0' 법안을 내고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의 완벽한 분리, 이용자 차별의 근본적 해결, 요금·서비스 중심 경쟁 촉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법안은 통신서비스와 단말기의 묶음판매는 아예 금지되고,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 장소는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내용이 포함된다. 개통업무에 대한 재위탁은 불가능하고, 이용자 차별 방지 대책도 담길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법안 추가 발의부터 시민단체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자급제 안착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급제가 통신비 인하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데다 6만여명에 이르는 휴대폰 유통상인들과의 합의가 요원한 까닭이다. 한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단말기 출고가가 함께 내려가야 하는데 자급제 도입으로 프리미엄 단말기 가격이 낮아질지는 미지수"라며 "무엇보다 유통망 종사자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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