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서명해 비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심의 비준되는 합의서들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각 부처가 힘을 모아 주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길일뿐만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그동안 불이익을 받아왔던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길이기도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비준은 국회의 동의절차를 밟지 않았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21조에 따르면,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그러나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이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판문점선언 후속조치 성격이 강해, 따로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 받은 건 없었다”며 “구체적 합의들을 갖고 나중에 새로운 남북의 부문, 부분 합의들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는 그때 국회에 해당하는 것이지 원칙과 방향, 합의, 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법제처 판단도 받았다”며 “판문점선언도 국민적 합의와 안정성을 위해 우리가 추진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해외순방 때마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며 지난 주 7박9일간의 유럽 순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은 ASEM 정상회의 참석을 중심으로 그 전후의 인근 나라를 방문하거나 정상회의 중에 단독 정상회담을 하는 일정을 더했다”며 “더 많은 나라들이 방문 또는 정상회담을 요청해왔지만 일정의 한계 때문에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을 방문하거나,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 방안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확보 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바티칸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양 방문 의사를 직접 표명하는 등 최대한 지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도 ASEAN 의장국인 태국과도 정상회담을 통해 ‘한-ASEAN 특별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협의할 수 있었다”며 “ASEM 정상회의 주최 측인 유럽연합(EU)는 갈라 만찬에서 특별 공연의 주인공을 우리나라 임동혁 피아니스트로 선정해 우리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당사자인 우리의 역할과 책무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며 “이번 기회에 한반도에서 핵위협을 완전히 없애고, 완전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