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까지 더해져 줄도산·줄폐업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연 1.50%인 현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정도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자금 사정이 여유로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하청기업 A대표는 "차입금이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상당히 타격이 크다"며 "내년부터 최저임금도 올려줘야 해서 경영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전기공사업체 B대표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대출을 많이 하는 기업 입장에선 금리인상은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문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기 이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 우리나라도 같이 금리를 올렸어야 했다"며 "금리는 단순히 빚 문제가 아니라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용이 올라간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비용이 가중돼 더 어려워진다"며 "빚이 많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상승하면 3대 주요 업종의 자영업자 폐업 확률은 7.0∼10.6% 높아졌다. 대출 이자가 0.1%포인트 오를 때 국내 자영업체의 28%를 차지하는 도·소매업의 폐업 위험도가 7.0%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숙박업은 폐업 위험도가 10.6% 늘었다.
소상공인도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긴 마찬가지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가 600조가 된다. 주택담보대출도 규제하는 상황에서 이자까지 올리면 기존 대출받은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며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인상까지 되면 폐업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한 도심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