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롯데갑질 심도있게 들여다볼 것"

롯데피해자연합회 첫 만남…개별 피해사례·의견 청취

입력 : 2018-10-23 오후 4:23:25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롯데 갑질 피해자들을 만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개별 사안에 대해 심도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주최한 ‘롯데갑질 피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이 롯데갑질 피해자들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김 위원장은 “저희 공정위에 신고 내지 재신고된 사건은 저를 비롯한 전체 직원들이 잘 알고 있다”며 “열심히 검토하고,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각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처리 방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공정위 실무 직원에게 개개의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라고 지시한다면 그 또한 적폐”라고 설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과 롯데피해자연합회는 구체적인 피해사례와 의견을 청취했다. 김영미 롯데피해자연합회 회장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롯데갑질 피해가 얼마나 잔혹한 지를 인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 횡포를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해 공정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달라”고 했다. 
 
현재 롯데피해자연합회 회원사의 피해금액은 490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롯데갑질 피해 사례만 하더라도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롯데슈퍼, 롯데상사, 롯데건설 등 다양하다. 김 회장의 경우 백화점 즉석방아 코너를 통해 명품쌀을 판매하던 중 지난 2004년 롯데상사의 제안으로 미곡종합처리센터인 가나안당진RPC(가나안)를 설립했다. 당시 롯데상사는 토지와 시설투자를, 가나안은 기술제공과 농가계약재배를 담당한다는 조건으로 합작회사인 RPC설립을 약속했고, 이후 롯데상사는 부지제공을 미루다 가아안에 독자설립을 요구했다. 하지만 롯데상사는 가나안과의 쌀 매입 약속을 어겼고, 결국 지난 2009년 가나안당진RPC는 회사 설립 비용과 운영과정의 누적 적자로 약 145억원의 피해를 입고 도산했다. 
 
김 회장은 “수백 명의 죄 없는 사람들이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며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고, 공정위 직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서 눈물은 을의 몫이었다”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 을들의 목소리 경청하겠다”며 “개개 사건의 처리를 통해 우리사회 거래구조와 관행이 공정하고 선진화될 수 있도록 공정위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분명히 약속한다”고 답했다. 
 
지난 5월17일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롯데갑질피해자연합회 소속 업체 대표들이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롯데그룹의 갑질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최서윤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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