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불안한 마음이 병이 되는 강박증…심리적·생물학적 원인 다양

과한 손 씻기·잠금장치 점검 형태로 나타나…"피하기만 하면 개인 생활 위축, 진단 받아야"

입력 : 2018-10-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직장인 A씨는 평소 지각을 자주한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선 다음에도 문이 잘 잠겼는지 불안해서 몇 번이고 발걸음을 돌리기 때문이다. 한 번 집을 나서면 적어도 다섯 번은 확인해야 겨우 안심이 된다. 회사에 도착해선 손이 더럽다는 생각에 손을 자주 씻는다.
 
강박증(OCD)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특정한 생각이나 충동, 이미지가 갑작스럽게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한 가지 행동에 집착하고 그것에 비정상적으로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강박증은 결벽증이다. 내가 병균에 오염됐고 이로 인해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자주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면서 불안을 감소시키려고 한다.
 
결벽증인 사람들이 손이나 몸을 씻는 행동은 일반인들과 다르다. 무작정 씻는 것이 아니라 순서와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도하게 씻기도 한다. 또 양치질을 오래한다거나, 가스 밸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확인 강박도 있다. 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강박증은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강박증은 심리적 원인과 생물학적 원인이 모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원인의 경우 뇌의 대표적인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시스템과의 연관성 연구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임상 약물 실험 상 세로토닌 시스템에 작용하는 약물들이 강박장애 치료에 뚜렷한 효과가 있고, 다른 임상 연구 결과도 세로토닌 및 세로토닌 연관 물질과 강박장애 간의 연관성이 입증됐다.
 
심리적으론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강박증상이 악화되고, 호전되면 강박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이 여러 연구와 임상 관찰을 통해 확인됐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강박장애 건보진료환자가 2490명에서 23174명으로 연평균 3.1%씩 늘어난 가운데 20~3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취업 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장 및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강박증 치료는 인지 및 행동 치료와 약물치료 등이 우선적으로 권해지며, 정신분석적 치료가 강박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인지 및 행동치료 가운데선 '노출 및 반응 방지'이 대표적이다. 강박증 환자를 불안을 느끼는 특정 상황에 노출시킨 후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보이는 강박행동을 못 하도록 막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환자가 매우 불안해 하지만 반복 진행을 통해 불안 상황에 대해 익숙해지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안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해당 기법은 다른 치료와 병행하지 않고 단독 치료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의 의지가 강해야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인지 및 행동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중증 강박증을 치료하기 위해 시행된다. 증세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90%는 증상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행동 및 인지치료와 병행하는 경우 더욱 효과가 좋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나 플루오세틴, 에스시탈로프람 등이 있다.
 
조철현 고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증세를 억제하기 위해 무턱대고 행동을 제한한다거나, 강제로 못하게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방법이며, 문제를 회피만 하는 것도 개인의 생활을 위축시킬 수 있기에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을 권유 한다"고 말했다.
 
 
강박증(OCD)이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특정한 생각이나 충동, 이미지가 갑작스럽게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한 가지 행동에 집착하고 그것에 비정상적으로 몰두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강박증은 결벽증이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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