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지주 방치로 부여 수년간 미관 훼손

철거 요청하자 군청에 "비용 대라" 생떼

입력 : 2018-10-29 오후 5:24:01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십수억원을 들인 지중화사업에 특정 기업이 협조하지 않아 통신지주가 그대로 방치돼 수년째 미관을 훼손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기업은 통신지주 철거에 보조금까지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돼고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부여군은 한국전력과 함께 지난 2015년 총 사업비 18억원(한전 50%, 부여군 50%)을 투입, 전신주를 철거하고 지중화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MB와 SK, LG 등의 인터넷통신사업자들은 부여군과 협약을 맺고 통신선로를 지중화했으나, KT측만은 이 협약에서 빠졌다. 이로 인해  지중화를 실시한 1.4km구간에 통신지주 수십개가 그대로 노출돼 도심의 미관과 18억원을 들인 지중화사업의 취지마저 훼손하고 있다.
 
더군다나 KT측이 통신지주 철거 보조금을 요청했으나 부여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방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그간 통신지주를 임대해 사용했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임대료를 받아왔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관계자는 "당시 부여군에 한 차례 구두로 철거 보조금을 요청했었는데 회신이 오지 않았다"면서 "KT는 지하통신관이 매설돼 있었기 때문에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지역 주민은 "지하통신관이 있었다면 통신지주에 걸린 전화나 인터넷 선이라도 치웠어야 할 것 아니냐. 임대사용료는 KT에서 받고, 불편은 주민들이 겪고, 철거비용은 지자체에서 보조하라는 발상은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당시 지중화사업을 추진했던 부여군 담당자는 "KT가 협조적이지 않아 협의가 무산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전선 지중화 사업이 이뤄진 부여읍 사비로 72번길에 아직도 철거되지 않은 KT의 통신지주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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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