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3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낸 이동통신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대규모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투자를 앞두고 있고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확대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4분기에 일부 지역부터 5G망 구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고주파를 사용하는 5G는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촘촘한 기지국 구성이 필요하다. 각 지역의 주 기지국 외에도 소형 기지국(스몰셀)도 더 많이 필요하다. 그만큼 망 구축에 들어가는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를 5G 장비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삼성전자 5G NSA(5G·LTE복합규격) 교환기와 노키아·에릭슨 5G 기지국 연동에 성공하는 등 본격적인 망 구축에 앞서 필요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5G 주장비사에 대해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선정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통사들은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4분기에 5G망 구축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에 본격 나설 것을 예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4분기부터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망 구축에 착수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무선사업의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망 구축을 비롯해 실감형 미디어와 커넥티드카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확대로 인한 무선사업 매출 감소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비 인하 압박도 여전하다.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보편요금제의 월 데이터 제공량을 2기가바이트(GB)로 늘리고 선택약정할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올릴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4분기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는 가운데 이통사들은 3분기까지 비용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설비투자(CAPEX)액은 SK텔레콤 9001억원, KT 1조1083억원, LG유플러스 7563억원 등 총 2조7647억원이다. 이는 올해 초 3사가 제시한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 5조6500억원(SK텔레콤 2조1000억원, KT 2조3000억원, LG유플러스 1조25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이통 3사는 3분기 마케팅 비용도 아꼈다. 특히 시장 1위 SK텔레콤은 3분기 마케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9.4% 줄어 3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SK텔레콤은 올 초부터 단말기 지원금 경쟁에서 발을 뺐다. 때문에 가입자 순감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통사의 대표적 수익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3사 모두 3분기에 줄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