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커피전문점' 창업이 은퇴 후 유망한 먹거리 중 하나로 떠올랐으나 높은 임대료 부담과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폐업이 늘고 있다. 섣불리 커피 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은퇴 후 창업은 치킨 및 편의점에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한국 학생의 진로는 치킨집으로 귀결된다'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문제가 대두되며 커피전문점으로 창업 인기가 옮겨가는 양상이다.
강릉 강원시 안목에 위치한 카페거리. 카페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사진/뉴시스
커피전문점 가맹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커피업종의 가맹점 순증수는 973개나 된다. 같은 기간 한식, 중식, 치킨, 피자 등의 가맹점 순증수가 감소한 것과도 대조된다. 타 업종에 비해 여전히 개점수가 많은 이유는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약 11조7397억원으로 10년 전보다 4배 증가했다.
그러나 폐점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커피 가맹점의 폐점수는 752점이었으나 2016년에는 1082점, 지난해 1382점, 올해는 1488점으로 늘었다.
커피 시장의 성장률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생각지 못한 금액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이 속출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가맹점을 열 수 있는 매장 평수가 정해져 있어(투썸플레이스 기준 45평 이상) 임대료 부담이 큰 것은 물론 가맹 사업 특성상 수수료 등 고정적인 지출이 있기에 수익을 유지하기 어렵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8350원으로 아르바이트생 고용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뿐만 아니라 개인창업도 비용이 많이 든다. 그 중 하나가 '인테리어' 비용이다. 창업 후 입소문을 타기 위해서는 인테리어가 중요한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기본적인 인테리어 비용이 1000만원에서 요즘 유행하는 창고형·공장형 인테리어의 경우 1억원을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인테리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카페쇼 사무국이 지난해 참관객 1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페 방문의 중요한 요소' 중 인테리어가 2위를 차지했다. 소비자 선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커피업종의 경우 포화상태이고 특히 작은 곳은 쉽게 열었다가 폐점하는 경우도 많아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만약 커피전문점 창업을 한다면 마카롱, 케이크 등 같이 먹을 수 있는 메뉴에 차별화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