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전염병 정보교환 올해 시범실시…결핵·말라리아 예방협력 논의도

중장기 협력사업 적극 추진…'한반도 건강공동체' 구현 목표

입력 : 2018-11-07 오후 6:06:12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남북이 전염병 유입·확산방지를 위한 정보교환을 올해 안에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결핵·말라리아를 비롯한 전염병 진단·예방치료 협력방안도 문서교환을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보건의료분과회담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회담에서 남북은 전염병 유입·확산 방지를 위한 정보교환과 대응체계 구축문제들을 협의하고 기술협력 등 필요한 대책들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양측 어느 곳에서 어떤 식으로 감염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공동대응체계를 마련한다는 것”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실무접촉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인적교류나 공동 실태조사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공동보도문에 ‘결핵과 말라리아를 비롯한 전염병 정보교환 시범 실시’가 들어간 것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체계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권 차관은 “북한이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보고는 해왔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 전문가 논의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 속 약품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는 “약품이나 인적교류는 제재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유관부처와 협력해 오해가 안생기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남북은 포괄적·중장기적인 방역·보건의료협력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전염성 질병 공동대응체계 구축 논의를 시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현을 위한 단계적 협력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남북은 지난 2007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 이후 총리회담, 경제협력공동위 등을 통해 의료소모품 공장 건설, 감염병 통제 실태조사 등 구체적인 협력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도 당시 합의내용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권 차관과 수석대표로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성검열원 원장을 단장으로 박동철 보건성 부국장, 박철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참사가 나섰다. 회담 종료 후 박 원장은 “남북 보건의료 사업을 지속적으로 안정되게 발전시켜 겨레의 복리와 건강증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차관은 “보건당국자가 자주 만나 합의사항을 실천한다면 남북 주민 건강이 더욱 증진되고 다른 분야의 협력 기반도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7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분과회담 시작 전 양측 대표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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