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4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 9층 옥상. 가장자리에 이동통신 3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안테나기지국(RU·Radio Unit)과 안테나가 곳곳에 들어선 가운데, 한쪽 난간에는 '5GX'라고 쓰여진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장비가 자리했다. SK텔레콤이 5세대(5G) 네트워크 서비스를 위해 설치한 삼성전자의 기지국 장비(AAU·Active Antena Unit)다.
5G 기지국인 AAU는 3.5㎓ 대역 장비로 높이 1m, 폭 23㎝, 무게 24㎏다. LTE RU와 안테나가 합쳐진 일체형이다. LTE의 경우, RU와 안테나를 각각 설치해야 하기에 약 3평의 설치 공간이 필요했지만 5G 장비는 약 1평 정도 공간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는 LTE보다 2~3배 많은 기지국 설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기지국이 필요했다"며 "작아진 5G 기지국을 건물 옥상·철탑을 비롯해 유휴 공간 구석구석에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5G 기지국 장비 안에는 통신 신호를 주고받는 안테나 32개가 탑재됐다. LTE 기지국당 4개였던 안테나가 대폭 늘어났다. 이를 통해 다수 이용자가 최대 20Gbps의 속도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다. 최소 8배 많은 데이터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14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 호텔 옥상에 SK텔레콤 5G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지은기자
현재 LTE 네트워크는 코어네트워크에 해당하는 교환국사(Core)에서 기지국사(DU·Digital Unit)를 거쳐 현장에 설치된 RU와 안테나를 지나 단말기로 전달된다. 하지만 5G는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실현하기에, RU와 안테나를 합친 AAU를 구축하게 됐다.
SK텔레콤은 5G 구현을 위해 AAU 고도화에 힘을 쏟았다. 전파를 특정 위치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빔포밍', 다수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달하는 '다중사용자 MIMO(MU-MIMO)' 등이 탑재됐다. 정창권 SK텔레콤 인프라혁신팀장은 "이 같은 기술 발전을 통해 체감속도가 향상되고,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G 기지국 관리는 인공지능(AI)이 한다. 5G AI 네트워크는 유동 인구를 예측하고, 트래픽 변동을 감지해 기지국의 안테나 방향과 전파 송출 구역을 조정한다.
5G 기지국 장비의 효율적 설치를 위해 3차원(3D) 설계 솔루션도 개발했다. 3D맵 기반의 이 솔루션은 약 1000만개 건물 데이터베이스, 한국 지형, 10년간 데이터 트래픽 변화를 바탕으로 장비 설치 높이와 각도에 따라 전파가 어떻게 고객에게 도달하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설치 담당자는 노트북 화면으로 전파 도달 지역과 비도달 지역을 확인해 장비 위치를 선정한다. 전파가 잘 도달하지 않는 건물 내부에는 소형 중계장비를 설치하면 된다.
SK텔레콤은 내달 1일을 시작으로 5G 전파 송출에 나선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삼성전자, 부산·대구에는 에릭슨, 전라·제주·강원도에는 노키아의 장비로 5G 상용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을 5G 품질 바로미터로 선정했다. 이곳에서 5G 품질을 최적화하며 얻은 기술·노하우를 5G 전국망 구축에 활용한다. 을지로 본사 티움, 종로 스마트 오피스도 세계 5G 1번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