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지역 공무직 노조와 서울시교육청이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전국학비노조)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임금 인상 타결을 계기로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16일 서울시교육청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과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이하 서울공무직노조)는 지역교섭과 직종교섭 등 개별 교섭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상견례와 교섭을 1차례씩 진행했으며, 앞으로 1주일에 1번씩 교섭한다.
개별 교섭은 전국학비노조와 전국의 모든 시·도 교육청이 지난 15일 타결한 임금교섭 조정안을 보충하는 성격이다. 밤 11시에 극적으로 타결된 조정안은 학교 비정규직의 근속수당을 현재 3만원에서 3만2500원으로 늘리고, 정기상여금은 현재 연간 60만원에서 90만원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위원들이 지난 15일 임금교섭 조정안에 합의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이번 타결로 공무직 등 비정규직 처우 개선 여부의 공은 각 시도교육청 보충교섭으로 넘어갔다. 서울공무직노조는 서울시교육청이 공무직을 늘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처우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보고 ▲이번 임금 조정안 및 시교육청과의 단체협약의 전 직종 확대 적용 ▲공무원과 동일한 휴가·휴직 ▲유급병가 60일로 확대 ▲퇴직금 제도 운영 개선 ▲전 직종 처우개선 ▲산재기간 평균임금 100% 보전 등 12가지 주요 요구를 들고 나왔다.
주요 요구 중에서도 노조가 핵심으로 내세우는 사항은 조정안과 단체협약 전 직종 확대, 휴가·휴직 및 유급병가, 퇴직금 등 4가지다. 서울시교육청은 단체협약의 적용 대상을 25개 직종으로 한정해놨지만, 학교 비정규직 직종은 서울에서 총 50~60개에 이른다. 25개 직종에 포함되지 않는 영어강사와 다문화언어 강사 등 강사직군, 야간당직·청소미화·시설관리 등 특수고용직군, 배움터 지킴이 및 방과후코디 등 단시간 봉사직군이 있다.
야간당직 근로자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학교에 직고용됐으나 시중노임단가에서 최저임금으로 급여 기준이 바뀌면서 2만~10만원 깎여 반발 중이다.
휴가·휴직·병가 제도도 비정규직이 중대한 차별이라고 느끼는 지점이다. 노조는 학습휴가, 장기재직휴가, 배우자동반휴직을 보장하고 1년에 14일에 불과한 유급병가를 60일로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임미현 서울공무직노조 사무국장은 "이제 많은 시·도에서 60일을 보장하는데 서울은 아직도 14일"이라며 "준공무원이라면서 처우에 차별을 두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퇴직금 역시 교섭에서 중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확정기여형(DC)으로만 제한된 퇴직 연금을 확정급여형(DB)으로도 전환 가능하게 하고, 개별 학교가 관장하는 연금 관리를 시교육청으로 이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공무직노조는 4가지 핵심 요구 사안에 대한 교섭 진행 상황에 따라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겨울방학에는 파업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 이전에 결정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안에 따라 수용 여부를 조절할 방침이다. 휴가·휴직은 임금과 관련성이 적고 명백한 차별이기 때문에 수용하며, 퇴직금 전환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기 과제로 남긴다는 입장이다. 또 단체협약의 적용 직종은 현재보다 늘릴 계획이지만, 모든 직종으로 확대하진 않을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겠지만, 사안에 따라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서울공무직노조)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무직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농성 및 시위하고 있다. 농성 텐트는 이날 밤 전국 단위 교섭이 타결되며 자체 철거됐다. 사진/서울공무직노조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