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박6일간 싱가포르·파푸아뉴기니 순방일정을 마무리하고 18일 오후 귀국한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다자·양자회의 일정을 소화하며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확보했다. 아세안 국가들과는 ‘신남방정책’ 협력 공감대를 넓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16일까지 3박4일간 싱가포르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17~18일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소화했다. 또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15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17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쇄 회동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한반도문제 핵심당사국인 미·중·러 최고위급과 양자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입장을 강조하기보다 각국의 해법과 입장을 재확인하고 우리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중점을 뒀다. 푸틴 대통령과는 ‘북한 비핵화 상응조치 필요성’에 대해 포괄적인 의견을 나눴고, 펜스 부통령과는 ‘남북관계-비핵화-북미대화 선순환구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진핑 주석의 경우 ‘한반도문제 해결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관련해 시 주석은 내년 한국과 북한 방문 의지를 밝혔다.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내년 한국 개최를 합의하고 한-아세안 관계를 한층 심화시킨 것 역시 이번 순방의 중요한 성과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50년간 미·일·중 횡축 중심으로 번영을 이뤘으나 이제 수출과 교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아세안과의 관계강화 전략인 ‘신남방정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7일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서 “최근 보호무역 파고가 높아지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세계 경제의 커다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규범에 기반한 개방되고 투명한 다자무역체계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18일 APEC 정상회의에서는 우리 정부의 비전인 ‘혁신적 포용국가’를 소개하고 ‘디지털 혁신기금 창설’을 제안해 역내 정보격차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만난 자리에선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불균형적인 성장으로 세계 경제성장과 무역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잘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