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켜낸 김범석 차등의결권…상장 시 희석 우려

입력 : 2018-11-26 오후 4:28:08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김범석 쿠팡 대표가 차등의결권으로 쿠팡 경영권을 지켰지만 추후 상장이나 최대 주주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한다. 쿠팡의 국내외 상장 시 차등의결권이 희석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 20일 쿠팡 지배회사인 미국계 법인 쿠팡LLC20억달러(225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이를 통해 쿠팡LLC 최대주주는 김 대표에서 비전펀드로 변경됐으나 김 대표는 차등의결권으로 경영권을 방어했다.
 
하지만 쿠팡이 추후 국내외 상장을 추진한다면 차등의결권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선 허용되지만 국내엔 차등의결권 제도가 없다. 최근 국내 정치권에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외국법인 차등의결권을 통해 쿠팡을 지배하는데 쿠팡을 국내 상장승인한다면 사실상 차등의결권을 인정하게 되는 이슈가 생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해외 상장 시에도 차등의결권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선 상장 시 무조건 보통주로 전환되는 규정이 있다미국에서도 최근 차등의결권을 보유한 많은 상장 기업이 일몰 조항을 갖는 등 규제를 통해 영속적인 차등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비전펀드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부펀드라 자본 특성상 자산 매각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매각 과정에서 차등의결권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두고 분쟁이 생길 소지도 있다. 시장에서는 쿠팡LLC를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계약구조가 불투명한 비상장 법인인 만큼 소유권이 변경될 때 계약에 따라 차등의결권 내용도 변경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앞서 손정의 회장이 소프트뱅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쿠팡 지분을 비전펀드에 넘기면서 매각 우려가 커졌다. 단기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그러나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펀드는 손 회장이 염원했던 꿈의 결정체로 미래기술, 특히 인공지능 기반 기술에 앞서가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펀드"라며 "장기적으로 시대가 변할 때 1등이 될 기업에만 투자하면서 이에 동감하는 애플, 폭스콘, 퀄컴 등이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가 과거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쿠팡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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