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사태 보상액이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추후 소상공인 보상안까지 나올 경우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KT는 피해 복구와 보상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은 벌써부터 4분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염려가 높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은 것도 문제다.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 지역은 서울 서대문·마포·용산·은평·중구 일대다.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불통이 발생했고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지면서 카드결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 지역의 기지국은 총 2883식, 인터넷 가입자는 21만5777회선, 유선전화는 23만2870회선, 전용회선은 1만6598회선이다. KT는 피해를 입은 유·무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1개월 요금 감면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피해자 규모나 액수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KB증권은 26일 이번 사태로 인한 보상금이 317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3분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3만6217원이였던 점을 감안,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액만 239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상 보상액 43억원, 인터넷(IP)TV 가입자 대상 보상액 3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보상액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음성LTE(VoLTE) 서버 다운에 의한 음성서비스 장애로 220억원 규모의 보상을 실시했다. 당시 피해 시간은 150분가량, 피해 인원은 730만명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망의 완전복구까지는 최장 일주일까지 예측되는 상황으로, 최근 15년 이래 최장 시간의 통신 장애에 해당한다"며 "SK텔레콤 보상 수준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전화·카드결제 장애로 주말 장사를 망친 인근 자영업자들의 2차 피해까지 감안하면 보상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번에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은 약 17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KT는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은 별도 검토할 예정이며,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피해를 본 국민이 실질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가 집계한 KT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당초 1955억원 대비 최소 16% 가까이 낮아질 수 있다.
당장의 수익감소뿐 아니라 통신 장애로 인한 기술 신뢰 하락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이동통신사들은 내달 1일 5G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초연결성 중심인 5G 시대를 앞두고 '통신 재난'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면서 "최장시간 전방위 통신 장애였던 점을 감안해 이미지 제고를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