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LG그룹의 2019년 정기 임원인사는 미래준비와 성과주의로 요약된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 동시에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인사를 단행했다. 외부 인사도 적극 영입해 순혈주의 관행을 깼다.
LG는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계열사별 이사회를 통해 2019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LG의 내년도 임원인사는 ▲신규 임원 대거 발탁 통한 미래성장 견인 인재 풀 확대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 ▲외부 인사 적극 영입을 통한 역량 보강이 특징이다. 그룹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주요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인 상무를 134명 발탁했다. 전체 185명의 승진자의 72%로 지난 2004년 완료된 GS 등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다.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것.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해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최고경영자(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함이기도 하다.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했다.
동시에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도 재확인됐다. LG는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대거 발탁하는 한편 전무 이상 승진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G는 2019 임원 인사에서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LG화학은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왼쪽)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LG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경영전략팀장에 앉혔다. 사진/LG화학·LG
LG는 외부인재도 적극 영입했다.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수혈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가치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외부수혈의 첫 스타트는 LG화학의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된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끊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의 사업영역이 전통적인 석유화학 중심에서 소재·배터리·생명과학으로 발전하고 있고, 석유화학의 글로벌화와 전지사업의 해외생산과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는 경영 환경을 감안한 적임자로 평가됐다.
지주회사인 ㈜LG는 홍범식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경영전략팀장(사장)에,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자동차부품팀장(부사장)에 앉혔다. 홍 사장은 다양한 산업분야 포트폴리오 전략을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했던 경력이, 김 부사장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를 VS사업본부 전무로,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을 ICT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각각 영입했다.
LG는 또 전체 승진자의 60%가량을 이공계 엔지니어 등 기술인력으로 채웠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다.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연구개발(R&D)·엔지니어로 선행 기술과 제품 개발 성과가 있는 우수 인력 승진을 꾸준히 해온 기조와도 상통한다.
여성 인재 중용도 이어졌다. 이번 인사에서 7명의 여성임원이 신규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LG의 여성 임원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