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법관, '사법행정회의 권한' 줄다리기

사법발전위 등 "모두 넘겨라"…법관 측 "위헌·개혁 역행 가능성" 반발

입력 : 2018-12-03 오후 6:01:18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법원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에서 사법행정회의 권한과 관련해 외부 개혁위원들과 법관측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3일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 토론회'에서 사법발전위와 후속추진단의 다수의견을 대표한 유지원 변호사는 첫번째 발제자로 나서 “사법행정회의가 사법행정기능을 모두 담당한 임명권과 지휘감독권을 모두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개혁은 과거 대법원장의 법원행정처를 통한 권한 남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행정처 권한 분산만으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일부 주장대로 사법행정회의가 의사결정만 맡고 대법원장이 지금처럼 집행 기능을 독점하면 대법원장의 기존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행정처 및 상근판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법원행정처의 연구기능과 의사결정기능을 각 사법정책연구원과 사법행정회의에 이양하고 집행의 기능만을 남겨야 한다”며 “재판권 침해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던 상근 판사직을 모두 없애고, 구성원은 모두 법원직원으로만 구성해야 한다. 폐지 후에는 법원직원이 집행기능을 담당하는 법원사무처를 신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반면 김민기 부산고법 판사는 “사법행정회의는 사법행정 사무에 대해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회의체”라면서도 “사법행정권을 대법원이 아닌 사법행정회의에 귀속시키면 대법원장은 대법원을 대표해 사법행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사법행정회의에 총괄 권한을 주면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사무에 관한 의사 결정 및 집행 권한이 그대로 이관되는 것”이라며 “사법행정의 의사 결정과 집행 기능을 분리해 사법행정권 남용을 막겠다는 개혁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고도 지적했다. 
 
사법발전위 전문위원으로 사법행정제도 연구를 맡았던 함윤식 변호사는 신속한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때 개혁입법이 이뤄지지 못하면 사실상 개혁 거부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분리된 사법행정 기능이 신설되는 사법행정회의로 귀속됨으로써 권한 분산이라는 기본방향이 무색해질 우려가 있다”고도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100여명의 법관과 일반 직원들이 참여했다. 의견 수렴 절차 이후 김 대법원장이대법원안을 확정하면 국회에 제출한다.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대법원 제공.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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