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SO) 딜라이브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사자인 딜라이브 노조는 매각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케이블TV가 추구하는 공익성과 시청자 권리보장,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딜라이브 지부는 5일 서울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의 케이블TV 인수를 반대한다"며 "딜라이브 인수를 포기하고 통신참사를 먼저 수습하라"고 주장했다.
딜라이브 지부는 "인수를 반대하는 과정에서도 KT가 공공성을 강화하고, 케이블TV의 발전 비전을 내세운다면 인수 과정에 협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왔다"면서 "하지만 KT는 인수 가격 낮추기와 가입자 확보에만 급급한 상황이기에 인수 반대에 전면적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라이브 노조에 따르면 KT는 딜라이브 실사를 끝내고, 가격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인수의향서 제출 기한이 이달 15일까지로 알고 있다"면서 "인수의향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제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딜라이브 지부는 5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인수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만약 딜라이브 인수가 성사되면 KT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가입자 1441만명을 확보해 점유율 41.4%로 1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합병(M&A) 시 점유율 23.2%(가입자 808명)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동통신사의 유료방송 가입자 확대는 결합상품을 통해 무선 및 인터넷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는 창구로 여겨진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인수를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 여부가 딜라이브 인수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합산규제는 동일기업집단이 인터넷(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합산이 전체 시장의 3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3년 한시적으로 도입돼 지난 6월27일 사라졌다. 현재 추혜선 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로 합산규제 연장을 위한 개정안이 나와있다. 일각에서는 합산규제를 부활시키는 쪽으로 국회와 정부가 논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의 계열 합산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30.86%다.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딜라이브 등 케이블TV를 인수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는 합산규제 연장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