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지역 학교급식 납품업체들 중 비위생적 환경에서 식품을 생산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유통기한이 지난 고춧가루를 원료로 사용하거나 곰팡이가 핀 환경에서 식품을 생산한 업체도 있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지난달 8일부터 20일까지 도내 220개 학교급식 납품실태를 단속한 결과 31개소에서 34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도내 학교급식소에 대한 위생점검은 관련 행정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이번 학교급식 납품업체에 대한 기획수사는 특사경이 처음 실시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허위표시 5건 ▲기준규격 위반 5건 ▲영업변경신고 위반 4건 ▲유통기한 경과 4건 ▲표시기준 위반 7건 ▲미신고영업 5건 ▲위생불량 등 기타 4건이다.
식육포장처리업을 하는 한 업체는 학교에 납품되는 포장육 675kg을 위탁 생산하면서 제조원을 자사가 아닌 낙찰 받은 다른 업체명으로 허위 표시했다. 또 냉동 보관해야 하는 돈육갈비를 냉장 보관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업체에 위탁 생산을 의뢰한 낙찰업체 7개소는 시설만 갖추고 제품 생산을 전혀 하지 않는 곳으로 파악됐다. 특사경은 낙찰업체들이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 명의로 설립한 위장업체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도는 위탁 생산한 업체를 포함, 8개 업체를 입찰 방해 혐의로 경기도교육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다른 업체는 김치 제조공장으로 깍두기나 섞박지 제조에 사카린나트륨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관할 행정기관에 보고하지 않았고, 포장지에도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벽에 곰팡이가 피고, 새 깃털이 떨어진 비위생적인 작업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원료를 보관하다 적발됐다.
이 외에도 냉동 오징어를 허가받은 장소가 아닌 외부 주차장 바닥에서 비위생적으로 해동하는 것은 물론, 유통기한을 임의로 한달 이상 연장 표시하는 수법 등도 덜미를 잡혔다. 특사경은 불법행위가 확인된 업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집무실에서 열린 ‘학교급식재료 납품업체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회의’를 SNS를 통해 실시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회의 말미에 “경기도정은 도민들이 만들어간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납품업체들이 비위생적 환경에서 식품을 생산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다 경기도 수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사진/경기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