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인터넷(IP)TV가 상생과 사회책임 강화로 유료방송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IPTV협회를 이끌고 있는 유정아 협회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이룰 과제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미디어 역할을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를 위해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 업계의 구심점 노릇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일 서울 충정로 IPTV협회에서 만난 유 협회장은 "지난 10년간 IPTV 1500만 가구 시대가 열리며 유료방송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지만 미디어로서 공적인 마인드는 부족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공적인 마인드를 겸비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시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정아 IPTV협회장. 사진/이지은 기자
임기 2년차인 내년은 이를 실행하는 첫 단계가 될 전망이다. 우선 올여름 만든 사회공헌 협의체를 본격 가동한다.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각사 사회공헌 팀장급 위주로 꾸려졌다. 각 사별로 소외계층, 지역사회의 이용자 복지 증대를 위해 노력한 것에서 나아가 공적인 마인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청자 복지를 전반적으로 개선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유 협회장은 "홍보·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협의체를 꾸려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데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 제작에 나서 프로그램 제작사들과 상생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제 몫을 다하겠다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IPTV 시장 자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마인드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IPTV는 방송채널사업자(PP) 프로그램 사용료, 홈쇼핑TV 송출 수수료 등 각계각층의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PP는 사용료를 더 달라고 하고 홈쇼핑은 송출수수료를 너무 많이 받는다고 불만이다. 이에 대해 유 협회장은 "서로 조율해야 할 부문에 대해 공개해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적절한 기준선을 만들어 놓고 콘텐츠 발전에 플랫폼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협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IPTV협회는 한찬수 KMH 대표가 이끄는 중소방송채널협회와도 꾸준히 논의 중이며, 홈쇼핑과는 송출 수수료 합의점을 찾기 위한 관련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IPTV 3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를 수 있지만 이 역시 상생의 관점에서 조율하고, 시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IPTV 시장 자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협회가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하겠다는 얘기다. 가령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합산규제와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협업 등도 전체 시장의 성장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산규제의 경우 규제 일몰로 특정 업체만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자체를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규제의 부활은 시장 참여자들이 번거로운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협업에 대해서는 다른 사업자가 지켜볼 수 있는 여유도 있어야 한다"며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도입해야하고, 어떻게 보면 3위 사업자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유 협회장은 시장을 키우면서 경쟁한다면 IPTV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가구 수보다 많은 셋톱박스의 수는 미래 홈 IoT(사물인터넷)의 기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IP 기술 구현으로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플랫폼인 만큼 콘텐츠 강화로 접근한다면 어떤 플랫폼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