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 유행 지났나…감자스낵 시장 꺾임세

대형마트서 매출 10% 하락, 편의점도 약보합세 이어져

입력 : 2018-12-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4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출시되면서 커졌던 감자스낵 시장이 최근 들어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던 신제품 경쟁이 시들해지고, 유행이 쉽게 변하는 식품 시장의 속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3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감자스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하락했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전년보다 각각 3% 정도 상승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회전율이 빠른 편의점에서는 이미 2년 전부터 매출 감소가 진행됐다. B편의점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5년 감자스낵 시장의 매출은 전년보다 57.8% 급증했지만, 2016년에는 전년보다 17.3%가 감소했다. 이후 2017년은 5.4%,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는 3.4% 성장에 그쳤다. 
 
B편의점 관계자는 "2015년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큰 폭으로 매출이 상승했다가 2016년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라면서 "2017년과 2018년은 한 자릿수 신장률로 큰 매출 변동을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허니버터칩 열풍이 식자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C대형마트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4년 8월의 감자스낵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했었지만, '허니버터칩' 출시 한 달 후인 그 해 9월 13.1%, 10월 27.7%, 11월 29.7% 등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B편의점 조사에서는 '허니버터칩'이 출시된 2014년 8월부터 12월까지 감자스낵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4.7% 증가했다. 앞선 2013년 8월부터 12월까지의 감자스낵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 감소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다. 
 
감자스낵의 열풍은 일반 스낵의 상승도 견인했다. B편의점에서 기록한 2014년 8월부터 12월까지 일반스낵의 매출은 전년보다 19.2% 증가해 2013년 같은 기간의 상승률보다 3.0%포인트 올랐다.
 
이는 '허니버터칩' 제조사인 해태제과의 후속 제품뿐만 아니라 오리온, 농심 등 경쟁업체에서도 감자스낵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던 효과가 컸다. 하지만 당시 업계에서는 "식품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존 스테디셀러로 돌아서는 소비 성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감자스낵 매출이 미미하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10% 정도 떨어졌다"라면서 "이렇게 떨어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제과업계에서 다시 예전처럼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활기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처음 출시 당시 편의점을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벌어지면서 구매력이 증폭되기도 했던 '허니버터칩'은 최근 들어 계절마다 다른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이는 등 스테디셀러로서 자리 잡으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해태제과는 올해 봄 '체리블라썸', 가을 '메이플시럽'에 이어 겨울 제품 '아몬드카라멜'까지 '허니버터칩'의 다양한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제품도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만 판매되는 한정 제품이다.
 
봄과 가을에 판매됐던 '허니버터칩' 제품은 AC닐슨 기준 지금까지 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판매가 3개월로 단기간이었는데도 웬만한 신제품 이상의 매출을 보이면서 시즌 제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장에 안착해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이 계속되던 2014년 11월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편의점에 '허니버터칩 없음'이란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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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