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초기 유럽연합(EU) 기업들은 IFRS로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일부 틀에 박힌 주석문구를 사용하거나 각종 추정치 산정근거 부실기재 및 할인율의 편차 등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작성할 때 지분율이 50%에 미달하는 회사를 연결하는 사례도 드물어 30% 초과 최대주주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우리나라의 연결 현황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은 1일 내년 모든 상장사와 금융기관의 IFRS 적용을 앞두고 기업과 감사인 등이 참고할 수 있도록 이 같은 내용의 'EU 주요기업의 IFRS 적용실태에 관한 분석보고서'를 정리·발표했다.
보고서는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이눔컨설팅(Ineum Consulting)이 유럽연합의 집행위원회인 EC의 요청에 따라 270개사(상장 250, 비상장 20)의 EU 주요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것으로 이들 회사의 시가총액은 유럽 전체의 40% 이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EU기업들은 "무형자산을 회수가능액으로 평가한다"는 등의 회계문구를 그대로 인용해 기재하고도 구체적인 산정방법을 누락하거나 건물의 내용연수 범위를 1~50년으로 기재해 정확한 내용연수를 파악하기 어렵게 했다.
퇴직급여부채 산정에 적용된 할인율은 3.65%~6.25%로 다양하고, 기대수명 등의 가정도 국가 및 기업별로 편차가 있었다.
손익계산서의 경우 계정과목을 매출원가, 판관비, 개발비 등과 같이 기능별로 표시하는 비율이 약 54%, 재료비, 급여, 감가상각비와 같이 성격별로 표시하는 비율이 약 45%로 조사돼 손익계산서를 비교할 때는 주석을 참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IFRS 적용시 금융자산 손실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있을 때만 손상 차손을 장부에 반영하게 되는 공정가치(경험손실률)평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유형자산 재평가비율은 3%에 불과했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지분율이 50%에 미달하는 회사를 연결하는 사례는 270개사중 2개사에 불과해 30% 초과 최대주주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현행 우리나라의 연결 현황과는 차이가 있었다.
금감원은 IFRS 도입 초기에는 애널리스트의 재무제표에 대한 만족도나 이해도가 낮았으나 적용기간이 지나면서 만족도와 이해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일부 재무제표 이용자들의 IFRS 재무제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밖에 IFRS를 자국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기준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회계기준 단일화가 진전된 이후에도 지역적 이슈 대응과 각국 회계감독기구의 역할 감소, 국제적 회계법인의 의존성 증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권추 금감원 기업회계2팀장은 "이번 보고서는 EU기업들의 회계처리방법 선택현황, 양식기재사례, 각종 통계 등을 제시하고 있어 IFRS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IFRS 도입초기에 EU기업들이 겪었던 오류 등을 답습하지 않도록 하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