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는 결국 이재용 승계를 위한 것"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좌담회…당국 철저한 조사 촉구

입력 : 2018-12-20 오후 3:29:57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시민단체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는 결국 이재용 승계를 위한 것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 전반에 걸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로 드러난 제일모직-(구)삼성물산 합병 문제 진단 좌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첫 번째 주제 발표를 한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 관점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요체는 삼성그룹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얻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해 삼바가 비상장기업으로서 특별한 외부 투자자가 없고 그 사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신사업 회사여서 가치 평가에 상당한 재량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들어 삼바가치 부풀리기를 이용해 제일모직((구)에버랜드가 합병을 통해 변신한 회사)과 (구)삼성물산의 합병을 추구하게 됐고 이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삼성그룹이 설명하는 제일모직 가치의 핵심 중 하나는 삼바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인데 삼바와 에피스를 높게 평가해 제일모직의 주당 평가액이 높게 나왔고, 결과적으로 1대 0.35라는 합병비율이 국민연금공단이 추정한 적정합병비율 범위 내에 포함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바 내부문건에 9월 합병 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와 옵션효과 반영에 따른 주식가치 하락 효과를 할인율 조정으로 상쇄 등이 적시된 것은 삼바 평가결과 6조9000억원이 (구)삼성물산을 헐값에 매입했음을 감추기 위한 수치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증명하듯 2015년 통합 삼성물산 재무제표의 염가매수차익, 영업권, 주식처분이익이 짜맞춘 듯 일치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변호사는 "삼성은 지배구조를 갖춘 후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승계한 후 지배구조를 갖춰 진행한다"며 "이런 접근은 상속, 증여세를 대폭 절감할 수는 있지만 소요시간이 길고 과정이 복잡하며 법률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합병을 앞두고 삼바의 향후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자회사인 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까지 거론한 삼성의 기업설명회가 삼바의 주주는 제일모직임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주주에 맞춰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종보 변호사는 "삼바 수사에서 안진회계법인이 2015년 8월말 기준으로 작성한 에피스 평가보고서가 활용된 경위, 바이오젠 콜옵션 약정을 공시하지 않은 이유,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 용인시 처인구 공무원 등과의 커넥션 삼바와 삼성물산 및 미래전략실과의 공모 여부 삼바·삼성물산· 회계법인의 공모 여부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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