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지난 19일 국토교통부와 공동 발표한 주택 8만호 추가 공급 정책의 세부 계획을 내놨다. 도심의 빌딩·호텔을 주택으로 만드는 등 공공임대주택의 직주근접성을 높이고, 공공임대주택에 주민편의시설·창업시설 등 인프라를 함께 지어 지역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공공임대주택의 질을 향상하는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오는 2022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주택 8만호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의 양만 늘리는 게 아니라, 거주민 삶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임대주택을 외곽 지역이 아니라 도심형으로 3만5000호 공급해 직주근접을 실현한다. 공공주택 물량을 확보하면서 미세먼지·에너지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밤에 텅 비는 도심부를 활성화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린다는 설명이다.
3년 동안 상업지역의 주거 비율을 기존 400%에서 600%로,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400%에서 500%로 늘리고 증가분의 절반은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도록 한다. 도심 내 정비사업구역 주거 비율도 현재 60~70%에서 90%까지 확대하며, 역시 상승분의 50%를 공공주택으로 집중 공급한다.
입지·면적·노후도 등 요건을 만족하는 역세권도 용도지역 상향해 1만7600호 공급한다. 용적률 증가분의 50%를 공공기여로 확보해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우선 내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지하철 7호선 공릉역 주변 등 5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대상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주거용도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500호 공급하는 방안도 있다. 중·대형 업무빌딩은 청년주택으로, 소형 업무빌딩은 사회주택 등 공유주택으로 공급하는 방향이다. 현재 종로구 베니키아 호텔 건물을 청년주택으로, 용산구 업무용 빌딩 공실 일부를 1인가구 공유주택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이 추진 중이다.
또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일부 자가 주택 주민의 저항을 해소하기 위해 인프라를 조성한다. 임대주택 단지만 짓는 게 아니라, 어린이집·체육시설·공원 같은 주민편의시설이나 청년 창업시설 등을 함께 조성한다.
아울러 도로 위 같은 이색 공간에도 주택을 공급해 새로운 주거트렌드를 선도하고 도시공간을 재창조한다.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위로 인공지반을 조성해 공공주택 1000호와 공원,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회적경제주체와 협력해 직장인·신혼·중산층도 함께 사는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사회적·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소셜믹스'를 유도한다. 공공주택이 지역 랜드마크가 되도록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디자인을 혁신하고 다양화하기도 한다.
박 시장은 "공급만 늘리는 방식은 저항이 크니 한 단계 혁신하겠다"며 "똑같은 성냥값 아파트, 서울에는 이제 없으며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공공주택 들어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