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또 2000선을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애플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 여파로 장중 20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3년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30포인트(0.81%) 밀린 1993.70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5년 11월12일 1993.36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15억원, 1015억원 사들였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1687억원을 팔아치웠다.
전날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증시 주요지수도 이 여파로 장 초반 약세를 보였다.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미 증시는 상승 전환했으나 국내 증시는 장 초반 2000선이 붕괴된 뒤 등락을 반복, 결국 2000선 방어에 실패했다.
애플이 1분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지수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 소식에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4% 급락,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기(009150)(-6.00%),
LG이노텍(011070)(-2.3%)이 밀렸다.
3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16.30포인트(0.81%) 밀린 1993.7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5년11월12일 1993.36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사진/뉴시스
업종별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종이·목재와 화학, 의약품,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증권 등이 1%대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음식료품과 운송장비, 전기가스업, 은행, 통신업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05930)(-2.97%)와
SK하이닉스(000660)(4.79%)가 큰 폭으로 밀렸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중 3만7450원까지 밀리며 신저가를 경신, 종가 기준으로도 최저치인 3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장중 5만7500원까지 하락하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2.35포인트(1.85%) 하락한 657.02에 거래를 마쳤다. 671.98포인트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장중 약세로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660선마저 내줬다. 외국인이 864억원, 기관이 1117억원 팔아치웠고 개인은 2000억원 순매수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전날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이어 애플의 올해 1분기 매출 가이던스 하향 조정 여파에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코스피도 2000선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