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3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사표를 지난달 31일자로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로 "김 부의장은 지난달 26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종료 후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부의장은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로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다가 거리가 멀어졌고,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해 대표 경제정책인 사람중심의 '제이(J)노믹스'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선 이후에는 헌법상 대통령 경제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렇지만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및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는 실물이 어렵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고, 8월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은 '사람중심 경제'의 한 부분"이라며 "사람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이야기를 해야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부의장은 이달부터 보수성향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장직을 맡는다. 다만 문재인정부와의 협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전 부의장은 지난달 말 김수현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대기업 임원들의 비공개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김 전 부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화와 소통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밝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라며 "일정한 다수가 마주 앉되 비공개로 사전 아젠다 없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이 소통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들과의 소통 자리에 대해 "이 모임은 이런 기본 인식을 공유한 대화와 소통의 장"이라며 "제가 자유인이 되더라도 이런 대화의 장엔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도 "김 전 부의장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으면서 문재인정부와 기업의 가교역할을 해왔다"며 "김 전 부의장은 직책여부와 관계없이 재계와 청와대가 소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하며 김광두 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