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기해년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이 한국 업체들의 경쟁으로 뜨거울 전망이다. 코웨이, 쿠쿠, 청호나이스에 이어 SK매직까지 숟가락을 얹었다. 레드오션인 국내 정수기시장과 달리 말레이시아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지난달 초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세우고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SK매직은 모기업 SK네트웍스의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국내 시장에서 직수 정수기에 강점이 있는 SK매직은 말레이시아에서 'JIK.SOO(직수)'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SK매직의 가세로 말레이시아에서 국내 기업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정수기시장 2위 업체인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2월 법인을 세운 뒤 그해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섰다. 현지 판매·서비스 인력 2000명의 풀을 확보했다. 청호나이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고객 계정 4000계정을 돌파했다. 올해 1만 계정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청호나이스는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최초 진출한 코웨이의 선전도 눈에 띈다. 2006년 말레이시아 땅을 밟은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고객 계정 100만을 최근 돌파했다. 2007년 4000 계정 ▲2010년 5만2000 계정 ▲2012년 12만4000 계정 ▲2015년 29만3000 계정 ▲ 2017년 68만 계정을 기록하는 등 연 평균 약 7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뒤 지난달 100만 계정을 찍었다. 코웨이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 코웨이 코디(서비스 전문가), 헬스플래너(판매 전문가)는 1만2300여명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코디는 말레이시아 주부들의 선호 직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쿠쿠의 추격도 거세다. 2015년 9월 말레이시아에서 렌털 서비스를 론칭한 쿠쿠는 현지 판매인력 7000여명을 확보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렌털계정은 50만을 돌파했다. 쿠쿠의 올해 말레이시아 목표는 누적 100만계정이다.
국내 유력 생활가전업체들이 말레이시아 시장을 두드리는 건 국내 정수기시장이 레드오션이지만 말레이시아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시장 규모는 연간 180만~200만대 규모로 성장기를 지나쳐 성숙기에 접어들어 정체 국면이다.
반면 말레이시아 시장은 시장 성장기에다가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에 따르면(오유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무역관)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은 2017년 약 3484억원인데, 전국 주요 도시지역 가구에 공급되는 수돗물 품질이 좋지 않아 2023년까지 약 5620억원을 돌파해 연평균 성장률이 9%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유진 무역관은 "말레이시아는 주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iological Oxygen Demand, BOD), 암모니아성 질소, 부유 고형물과 같은 주요 오염원이 높은 하천에서 물을 끌어오기 때문에 정수기에 대한 수요 증가 추세다"라고 분석했다. 2017년 한국은 말레이시아 정수기 수입의 56.5%를 차지하는 가장 큰 수입국이다. 또한 지난 5년간 한국 정수기 수입은 2013년 217억여원에서 2017년 1124억여원으로 649.1% 증가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시장은 단순 일시불 판매가 아닌 한국형 렌털 비즈니스와 사후서비스 시스템이 정착돼있어 국내 렌털 업체들의 도전 또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은 국내와 비교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며 "업체들은 렌털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정수기 이외에 공기청정기 등 환경가전으로 확장하기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사진=쿠쿠
사진=코웨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