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교육계와 정부, 정치권이 교권 신장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유치원 3법' 처리 등 현안에 대해서는 진영논리를 앞세우면서 평행선을 걷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2019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열었다. 행사 주제가 ‘선생님께 존경을! 학교에 신뢰를! 학생에 사랑을! 기본으로 돌아가 활력 넘치는 학교, School Renewal 만들어갑시다’였던만큼, 참석한 정부 인사, 정치인, 교육 관계자 등은 교권 강화에 의견 일치를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광호 대통령비서실 교육비서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대한민국이 인재강국이 된 것은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에 교육계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며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성이 주도할 것이니, 선생님들부터 자유로운 생각으로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교육부는 구체적인 정책을 들어 교사들을 독려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원 지위법은 아마 2월 본회의에 국회를 통과하지 않을까 한다"며 "올해는 선생님들이 더욱 전문성을 높이고 자긍심을 가지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여건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적 성향인 교총과 경쟁 관계에 있는 진보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사상 처음으로 교총 교례회에 참석해 교권 향상에 힘을 보탤 것을 다짐했다. 최근 취임한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작년) 연말 선거 치르면서 전국 투어할 때 교사들은 '학교 가는 게 두렵다'고 말씀했다"며 "전교조가 함께 힘을 모아 교사도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권 향상에 대해서는 이념이나 기관을 가리지 않고 목소리가 통일됐지만, 개별 교육 현안에 대해서는 날선 대립 관계가 형성됐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정부 정책 보면 한편으로 너무 이념을 앞세워서 밀어붙이는 인상이 있다"며 "대학입시 정책 결정을 미루다가 혼란을 주는 등 원칙과 방향을 분간 못하는 모습도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없앤다고 하는데 너무 빨리 가시는 게 아닌가"라며 "의도는 알겠지만 문화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호칭 문제는 잘못 알려졌다"며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행정직·공무직 등 '우리끼리' 수평적 조직을 만들려는 것일뿐 선생과 학생 사이에는 적용이 안된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도 교례회 이후 관련 자료를 내고, 선생과 학생 사이의 '선생님' 호칭이 사라지지 않으며, 오는 18일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학생의 언어문화 개선까지 확대 가능성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유치원법 문제도 행사 자리에서 거론됐다. 바른미래당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은 "유치원 3법은 잘못된 것이 없다"며 "패스트트랙 걸었다고 330일 다 쓸 이유가 없고 1개월 내로 마무리 짓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제 자녀가 고3이지만, 19세에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한다는 획일화가 제일 나쁘다"며 "마찬가지로 유치원법도 연말 통과 논란보다는 법에 무엇을 담고, 무엇을 하느냐에 신경써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년교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