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평화도, 혁신성장도, 포용국가도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경제'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소상공·자영업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이 특성에 맞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약 28분간 낭독한 기자회견문의 3대 키워드는 '경제'와 '성장', 혁신'이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제'로 총 35번 언급됐다. 지난해 9번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그 다음은 '성장'이 29차례, '혁신'이 21차례로 뒤를 이었다. 즉 혁신성장을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단 한 차례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에 낙수효과는 끝났다"면서 소득 양극화 완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혁신'"이라며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바로 혁신에서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정부의 올해 계획도 상세히 설명했다.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경제 등 3대 기반경제에 총 1조5000억원 투입 ▲스마트공장·스마트시티·자율차·드론 등 8대 선도사업에 총 3조6000억원 지원 ▲스마트공장 4000개, 스마트산단 2곳 구축 ▲기업 신성장 산업 투자 적극 지원 ▲전국 14개 지역활력 프로젝트 추진 ▲지역필수 공공인프라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조기 착공 ▲생활밀착형 SOC에 8조6000억원 투입 ▲전국 170여 구도심 지역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등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 20년 동안 매 정부마다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원인을 '고용불안과 소득양극화'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출과 내수의 두 바퀴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을 함께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촘촘한 사회·고용안전망 구축, 보육지원 확대, 국민안전보호 강화, 혁신인재 육성,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농·어업민 지원강화 등을 포용국가를 위한 정책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돌봄, 배움, 일과 쉼, 노후 등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포용국가 사회정책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이른 시일 내에 따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평화' 역시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곧 경제"라면서 "잘살고자 하는 마음은 우리나 북한이나 똑같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다. 남은 과제인 국제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문 발표를 마친 문 대통령은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과의 90여분간 일문일답을 직접 진행했다. 일문일답에서도 경제문제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20개월을 돌이켜보며 "고용지표가 부진해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고 아픈 점"이라며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새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기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책기조는 유지해 가면서 보완할 점들을 충분히 보완해 고용지표도 늘어나고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