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모든 전통시장 금연구역 추진"

양민규 더민주 시의원 조례안 발의…25개 자치구 353개 시장으로 확대

입력 : 2019-01-1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의 모든 전통시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13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양민규 의원은 최근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시가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장소에 전통시장을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더 정확하게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명시된 전통시장 이외의 나머지 전통시장들이 대상이다. 국민건강증진법은 '대규모점포'로 분류되는 등록시장만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출입구. 사진/신태현 기자
 
전통시장에는 등록시장·인정시장·상점가시장·기타시장 등 4가지가 있다. 등록시장은 한 건물이나 복수의 인접 건물들로 이뤄진 대규모점포로, 매장 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이다. 인정시장은 점포 50개 이상, 건축물의 연면적이나 점유하는 토지 면적이 1000㎡ 이상으로 등록시장에 비해 비교적 작다. 상점가시장 역시 2000㎡ 이내 가로 또는 지하도에 점포 30개 이상이 있는 규모다. 등록시장·인정시장·상점가가 아닌 시장은 무등록시장 등 기타시장으로 분류된다. 
 
현재 등록시장이 아닌 전통시장의 수가 더 많아 조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자치구별 전통시장 분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현재 서울의 전체 시장은 353개다. 이 중 등록시장은 144개, 인정시장 110개, 상점가시장 56개, 무등록시장 43개다. 
 
양 의원은 "등록시장이 아닌 시장들은 금연 사각지대"라며 "일단 금연 안내표지판 설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조례 제7조는 금연구역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시의회는 서울 모든 전통시장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는 비용을 3700만원 정도로 추산했다. 
 
12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출입구에 담배 꽁초가 버려져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그동안 성북·중구 등 일부 자치구가 등록시장 이외 시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실효성에 한계가 있는 관계로, 정책 효과를 높이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북구는 작년 4월 돈암시장·장위전통시장·돌곶이시장 등 인정시장 3곳을 금연구역으로 고시했다. 이후 3개월 동안 홍보·계도를 거쳐 7월10일부터 과태료 부과 조치를 적용했으나 지난 11일까지 과태료 부과 횟수는 단 1건도 없었다. 지난 12일 찾아간 장위전통시장은 금연구역 지정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출입구 하수도에는 담배 꽁초가 수북했고, 시장 내부에서도 공실 점포 앞 등 도처에 꽁초가 떨어져있었다. 
 
상인들은 정책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장위전통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금연구역 지정사실을 알면서도 "상인은 시장 옆으로 뻗은 골목에서 흡연하고, 행인은 시장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설명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 B씨 역시 "아이와 같이 자주 오는 시장이라 금연구역 지정 자체는 잘했다고 본다"면서도 "이곳이 금연구역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 출입구에 담배 꽁초가 버려져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그동안 전통시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자치구들도 갖가지 한계 때문에 지정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공간 협소로 인한 흡연실 조성 공간 곤란 ▲흡연단속·민원처리 인원 부족 ▲금연구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 등 사유가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의 금연구역 전면 확대를 찬성하면서도 서울시가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실효성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은진 연구위원은 "담배 연기 민원이 많은 곳을 우선 지정할 수 있겠다"며 "자치구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비용을 중앙정부나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언했다. 이어 "여론상으로 봐도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의 금연구역 지정은 점점 확대 추세"라며 "금연구역 지정 요구가 비등한만큼, 홍보·계도를 적극 강화하면 실제로 시장에서의 흡연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에 담배꽁초가 떨어져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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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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