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지역아동센터들이 정부에 적정 인건비 지원을 반영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로 이뤄진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300여명이 모였다.
시위 참석자들은 정부가 올해 지역아동센터 지원 예산을 너무 적게 인상해, 센터 종사자들이 적정 임금을 받을 수 없고, 센터 이용자들이 받는 사회복지 서비스 수준이 하락하게 됐다고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국회와 정부에게 ▲추경 예산 편성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적정 운영비 보장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게 사회복지시설 단일임금체계 적용하고 인건비 분리 교부 ▲프로그램비 적정 수준 보장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에 따르면, 발단은 기본운영비의 낮은 인상률이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인건비·프로그램비·관리비가 섞인 기본운영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데, 올해 인상률은 2.5%에 머물렀다. 센터 종사자 대다수가 최저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률 10.9%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설명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인건비를 최저임금에 맞추기 위해 프로그램비와 관리비의 삭감을 요구했다. 프로그램비는 지난해 122억5800만원에서 올해 63억원으로 '반토막' 나게 됐으며, 관리비 역시 112억9200만원에서 84억2000만원으로 삭감되게 됐다. 종사자의 급여부터 채우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비가 줄어들면서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시위 참여자들은 최저임금과 프로그램비 사이의 양자택일을 거부하는 뜻으로 '아이가 먼저다'를 연신 외쳤다. 라용주 연대 공동대표는 "애들 코 묻은 돈 빼서 우리 최저임금 메꾸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동네마다 아이가 사라지는 죽은 사회 코앞에 두고, 어린아이에 투자하는 예산을 여전히 비용으로 여기는 정부가 잘못했다"고 외쳤다.
옥경원 공동대표도 "몇 년전 복지부는 서비스 최저기준으로 아동센터를 평가하더니, 이제는 그 기준을 무너뜨렸다"며 "우리가 이러려고 사회복지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은 발언대에서 "보건복지위 단계에서는 센터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했으나 예결위에서 지키지 못해 드릴 말씀 없고 죄송하다"며 "여러분이 원한대로 최소 130억원 이상이 추경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궐기대회를 연 가운데,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