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뭐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에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열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에 앞서 현장에 마련된 수소경제 전시장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그림을 보며 한 말이다. 동행한 정부 관계자들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창원 SK가스 부회장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현지 도심을 운행 중인 수소전기차 택시 '넥쏘'를 시승했고, 앞서 같은 해 2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같은 종류의 차를 시승했다. 지난 2017년 12월에는 중국 충칭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수소차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으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이 "이게 주행하면서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이 있느냐"고 묻자 김세환 현대차 상무는 "필터를 지나며 미세먼지가 여과된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시 "외부 공기를 흡수해 정화한다는 말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또 "현대차는 수소로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다. 수소 자체를 내연기관에서 연료화하는 방식도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상무는 "그 방식은 더는 개발을 안 한다. BMW에서 개발하다가 얼마 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수소활용 연료전지 전시장에서도 "가동 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느냐"는 등 질문세례를 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이런 현장 행보를 '일자리 창출과 수출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에는 한화큐셀 충북공장을 방문했고, 4월 LG그룹 마곡 R&D 연구단지 개장식에 참석했다. 7월 인도 순방 때는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간다"고 약속했다.
단순히 대기업 현장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및 자영업 현장도 같은 비중을 두고 함께 찾아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문 대통령 경제행보의 특징이다. 이날 오후에는 울산 외고산 옹기마을에 가서 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울산의 수소경제는 미래산업에 대한 것이고, 옹기마을은 전통마을로 과거를 지키는 것"이라며 "미래만 지향하는 것이 아닌, 미래와 전통을 함께 아울러야한다는 의미기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지역경제인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선 지역경제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과 지방이 같은 기준으로 재단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지역 숙원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을 통한 전국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이어 "경제 활력은 지역에서부터 살려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면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공공병원 건립은 울산시민들에게 숙원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며 지역 벤처지원을 호소하는 경제인의 언급에는 "무척 가슴에 와 닿았다"며 "지역균형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를 중요 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서도 "단순히 광주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그와 같은 것을 추진가능하고 추진하길 바란다"면서 전국 확산을 기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울주군 외고산 옹기마을을 방문해 가야신라요 공방에서 장성우 장인의 옹기 제작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