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미디어 영역을 강화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를 통해 100% 지분을 투자한 드라마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를 비롯해 '엑소의 사다리 타고 세계여행', '회사를 관두는 최초의 순간' 등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상파 MBC와 함께 3·1 운동 1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100편을 제작·방송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향후 옥수수와 지상파 OTT 푹이 합쳐진 플랫폼에서도 콘텐츠 공동 제작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OTT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위너 베케이션'을 공개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위너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다. 신규 오리지널 웹드라마 '네 맛대로 하는 연애'도 30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에 편성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협업해 가상현실(VR) 영상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첫 합작물은 3D 기반 VR 동영상 콘텐츠다. 두 회사는 5대 5 비율로 공동 펀드를 만들었다. 상반기 내 5G 기반 VR 콘텐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IP)TV 업체 중 유일하게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협업해 콘텐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자체 콘텐츠 '나는 길에서 연예인을 주웠다' 포스터. 사진/SK브로드밴드
이통사들은 통신 시장의 캐시카우가 미디어로 바뀌면서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OTT 시장 확대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요구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OTT를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의 42.7%로 2017년 36.3%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일주일에 5일 이상 OTT를 이용하는 사람은 36%, 1회 이상 이용하는 사람은 88.8%로 나타났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200억원을 투자해 제작한 드라마 킹덤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 상황에서 견제구도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TV에서 모바일로, 또 OTT의 영역이 커지면서 범용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면서 "5G 초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콘텐츠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