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국내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부터 올해 하반기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SUV ‘GV80’까지 SUV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 50%에 육박하던 현대차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5년 3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에 이어 지난해 39.8%를 기록했다. 40%대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키워드로 SUV를 꺼내든 셈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외면했던 경차 시장에서도 경형 SUV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SUV 시장(수입차 제외)은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8.2%에서 33.5%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SUV 인기는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는 현대차의 지난 1월 판매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팰리세이드는 1월 한달 간 5903대가 팔리면서 스테디셀러 세단 쏘나타(하이브리드 모델 270대 포함한 4541대)와 아반떼(5428대)를 제쳤다. 대형 SUV 시장에서 역대 최다 월 판매실적을 달성했고, 누적 계약 대수도 4만5000대를 넘어섰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가 지난해 열린 2017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SUV 콘셉트카 ‘GV80’을 첫 공개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경차 시장에서도 경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단 위주의 경차 판매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수요가 증가하는 SUV를 통해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경차 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시장의 약 9%를 점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한때 13% 비중까지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가 단종된 이후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경차 가격 대비 국내 생산비용이 높아 경쟁력 확보가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광주시와 추진한 완성차 위탁생산공장이 설립되면, 이곳에서 경형 SUV를 신규 개발해 국내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선보일 GV80은 글로벌 출시일을 앞당겼다. 지난 2017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콘셉트카로 먼저 공개됐던 GV80은 2020년 양산 예정이었지만, 국내외 SUV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