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4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KDI는 12일 발표한 '경제동향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과 수요 측면에서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가 한때 1990선도 붕괴된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KDI는 작년 11월부터 경기둔화 진단을 내놓았는데, 둔화에 대한 정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수출은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는데, 한 달 뒤에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수출에 대해 '완만'이라는 표현을 '위축'으로 바꾸면서 경고음을 더 높였다. 이번달에는 이와 동일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그 범위를 '내수'와 '수출'에서 '생산'과 '수요'로까지 넓혔다.
생산측면에선 광공업생산(1.6%)과 서비스업생산(0.8%)이 낮은 증가세를 보였고, 건설업생산(-9.5%)은 작년 1월 이후 11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수요 측면에서도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됐다. 작년 12월 소매판매액이 전월보다 3.0% 증가해 연평균 증가율(4.2%)에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작년 10월 106.9%였는데 11월 111.7%, 12월 116.0%를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 지수는 작년 10월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0% 상승했으나 11월에 9.3% 하락했고 12월에는 14.5%까지 떨어졌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기업 투자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DI가 진행한 1월 전문가 경제전망 설문조사에서, 경제전문가 21명은 올해 우리 경제가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의 예상(2.6~2.7%)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와 결과는 유사하지만, 일부 지표의 회복세가 다소 약화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KDI는 설명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