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작년 한해 호(好)실적을 시현하면서 일제히 배당성향을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율적인 배당정책을 용인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주주환원에 초점을 둔 주가 부양책이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은행ATM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BNK·JB·DGB금융지주와
우리은행(000030)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성향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배당 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의 비율로, 금융회사가 1년 간 벌어들인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얼마만큼 돌려주는 지 나타낸다.
통상 배당매력이 높아지면 국내외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어 주가 부양에도 도움이 된다.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높이 필요가 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도 건전성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배당 확대를 자율적으로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3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JB금융은 2018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80원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2017년 8.3%에서 2018년 14.4%로 뛰었다. 이와 함께 JB금융은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실제 김기홍 JB금융 회장 내정자는 작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단기간 고성장하면서 국내 지주사 중 자본력이 가장 약했고 충분한 배당을 하지 못했다”면서 “배당성향을 대형 금융그룹 수준(20~26%)으로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주가치제고를 선포한 바 있다.
2년 연속 순이익 ‘2조원 대’를 기록한
하나금융지주(086790) 또한 고배당을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하나금융은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조2402억원으로 전년보다 10.0% 늘었다.
이는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로, 하나금융은 늘어난 이익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은 주당 400원의 중간배당도 실시한 바 있다. 중간 배당을 합산한 2018년 배당금은 총 1900원이 된다. 배당성향은 전년 보다 2.9%포인트 오른 25.4%다.
KB금융의 2018년 결산 배당금은 주당 1920원으로 전년과 동일하지만, 배당 성향은 전년의 23.2%에서 24.8%로 1.6%포인트 올랐다. 작년 당기순익(3조689억원)이 전년보다 7.3% 떨어졌지만, 배당성향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셈이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B금융의 배당 성향은 2014년 21.5%에서 2015년 22.3%, 2016년 23.2%%등으로 개선돼왔다”며 “올해 배당 성향은 25.4%, 내년엔 25.8%로 점진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한해 3조1567억원의 당기순익을 실현하며 리딩뱅크를 차지한
신한지주(055550) 역시 배당성향을 올려잡았다. 이날 신한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2018 회계연도에 대한 그룹의 보통주 배당안을 전년보다 150원 증가한 160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안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면 보통주 배당성향은 약 24%, 배당 시가 수익률은 약 4%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DGB금융지주(139130)(139130)는 주당배당금으로 360원을 결정했으며 배당성향은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직 배당안을 공시하지 않은 우리은행 역시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금융지주를 출범시킨 데다 완전 민영화를 위해선 주가 부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2017년 배당성향은 26.7%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 비율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정책을 감안하면 주당 배당금은 약 70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배당성향은 23.4%,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배당성향은 약 27%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