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재판부' 서울중앙지법 35부로 결정(종합)

'사법농단 의혹' 전담 재판부…피고인 '전 대법원장' 첫 심리

입력 : 2019-02-12 오후 4:45:36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심리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가 맡게 됐다. 형사35부에 처음 배당된 '사법농단' 사건으로, 추가 사건 배당없이 양 전 대법원장과 두 전 대법관에 대한 심리에만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1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을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박남천)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전남해남·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26기이다. 그는 1997년 판사로 임관한 이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 광주지법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23년째 재판만 담당했고,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전혀 없다.
 
그는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사단독 재판을 맡다가 지난해 11월 법원이 사법농단 사건이 기소될 것을 대비해 증설한 3개 형사합의부 중 하나인 형사35부의 재판장을 맡게 됐다. 민사단독 시절, 박 부장판사는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상대로 '국정농단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을 심리했다.
 
새로 증설한 형사합의부 가운데 형사합의36부에는 이번 추가기소에 앞서 구속기소된 임 전 차장의 사건이 배당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법원관계자는 “이 사건을 적시처리가 필요한 중요사건으로 선정했다”며 “관계되는 형사합의부 재판장 전부와 협의를 거쳐 연고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배당을 통해 배당했다”고 밝혔다.
 
양 전 원장의 사건만으로도 심리양이 방대해 형사35부에 다른 사건은 배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들도 이 때문에 기존 재판 조정을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배당이 되기 전 형사34부는 다른 재판에서 "양 전 원장의 사건이 형사34부에 배당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죄 등 47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공소장은 총 296페이지로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인사 중 가장 양이 방대하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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