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부담을 0%로 덜어주는 '제로페이'가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가맹점 수가 신용카드 대비 0.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서울시는 카카오페이 등 핵심플랫폼사업자가 본격 참여하고 여신 기능이 도입되면 제로페이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제로페이를 지난해 12월 시행한 이래 현재 전국 가맹점 신청은 6만여개며, 이 가운데 정식 등록은 5만여개다. 신청 후 보완 및 검증을 통해 QR코드를 배송해 공식 가맹점으로 등록이 이뤄진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카드사 가맹점 수는 269만개(서울시 66만개)인 점과 비교하면 제로페이 가맹점 가입률이 여전히 저조한 셈이다. 제로페이 가맹점 5만여개는 대부분 서울시에 소재한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제로페이 결제금액에 대해선 개별 참여 사업자만 알 수 있어 추후 별도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결제사업자로는 카카오페이, KT, 11번가(11페이), 이베이코리아(스마일페이), 한국전자영수증, KG이니시스, 코스콤, 한패스 등 15개 업체가 신청했다. 밴 사업자는 코스콤, 금융결제원, 한국스마트카드, 다우데이터, 나이스정보통신 등 총 16개 업체가 신청했다. 제로페이는 결제 과정에서 카드사, 밴(VAN)사, PG사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를 0%대로 낮추는 간편결제서비스다. QR코드를 도입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이체되는 직거래 결제 방식이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면 가맹점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지난해 말 기준 19만여개며,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에 달한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사업 참여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QR표준도 적용해야 하고, 기존 서비스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더해야 해서 사업 참여 시점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너무 지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여신 기능도 소비자 유인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제로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30만원 정도의 소액 여신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기부 관계자는 "은행들과 상품을 만들어 제로페이에 여신 기능 포함을 추진하려 했지만 정부가 소액 여신을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어 금융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여신 기능이 도입되면 제로페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제로페이 이용확산 결의대회'에서 홍종학(왼쪽 두번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원순(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을 비롯해 참석자들이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