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한국은행이 외화 지급준비금 산정 오류로 지준예치금을 적게 적립한 KEB하나은행에 대해 157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07년 7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외화지급준비금 산정 오류로 약 7900억원 규모의 지준예치금을 과소 적립했다.
한국은행은 작년 4월 은행의 외화예금을 분석하다 하나은행이 증권사로부터 받은 외화예금을 잘못 분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은행법에 따라 지준부족에 대해 한은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하나은행 지준 오류 이후 외화지준 보고 대상 53개 외국환은행의 외화예금 분류 적정성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점검 결과 다른 외국환은행에서는 오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준부족 여부를 10년여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증권사 당좌예금 규모가 미미했기 때문"이라며 "외화지준 부족 여부 파악은 은행의 업무로 한은은 은행 측이 한은에 제출하는 외화지준보고서로 오류를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두 차례(2013년, 2017년)의 공동검사에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금융기관은 예금 등 금전채무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의무적으로 한국은행에 예치 또는 시재금으로 보유해야하는데, 이를 지급준비금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매월 각 은행이 해당 지급 준비금을 예치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이때 의무비율을 지키지 못한 은행에 대해 각종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준율 설정과 관련해 당행에서 잘못 설정한 것은 맞지만 고의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해당 기간 동안 한은 검사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받지않아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적용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은에서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만큼 과태료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해 현재 법원에 소송 제기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