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 서비스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대신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전문자격사 규제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이란 보고서에서 "공급자 위주로 마련된 전문자격사 제도의 전면 개편을 통해 서비스 품질의 사후관리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현재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에 대한 ▲ 시장진입규제(배타적 업무영역, 자격요건) ▲ 영업활동규제(가격규제, 광고규제, 영업조직규제, 사업자단체관련 규제) 등이 전문자격사들의 사적 이익을 보호하는 측면이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를 담당한 고영선 KDI 선임연구위원은 "의료, 법률서비스 등의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가격상승은 물론 경쟁이 줄어들어 서비스 품질 향상노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4년 한국갤럽의 '중소기업의 법률서비스 이용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중소기업의 85%가 높은 비용부담 때문에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고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진행된 규제효과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이같은 규제는 가격을 올리고 공급자의 소득을 높이는 반면 서비스 품질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전문자격사 규제에 대한 대안으로 ▲ 면허제도의 인증제 전환 ▲ 공급자의 법적 책임 강화 ▲ 서비스 품질 사후감독 기능 강화 ▲ 서비스 품질관련 정보공개 확대 등이 제시됐다
인증제는 정부가 자격사의 품질을 인정해줄 뿐 독점권을 보장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자격사 서비스와 비(非)자격사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서비스 품질사후관리도 현재 실시하고 있는 변호사 제명·정직 처분대상을 늘려 규율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 연구위원은 "전문직 진입규제 등에 대한 제도개선을 통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 이용기회를 늘릴 수 있고 통합서비스 이용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더불어 전문자격사 서비스산업의 국제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