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국민참여예산을 선정하는 과정에 민간전문가 댓글달기 등 실시간 토론 절차를 추가한다. 그동안 취지와는 무색하게 최종 국민참여예산 사업 선정과정에서 정부가 입맛대로 결정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기획재정부 청사.사진/뉴시스
기획재정부가 1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발표한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 방향'에 따르면 실시간 토론을 통해 국민제안을 심화·발전시키는 과정이 포함된다. 국민제안 채택여부 선택에 중점을 둔 기존 참여방식 외에 부처 담당자 및 민간전문가 댓글달기 등의 소통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예산국민참여단과 관계부처, 민간의 전문가, 사업 제안자,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공개 토론회’를 개최해 제안된 사업들을 모아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방향 모색 및 사업 발굴 등 논의 절차도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토마토>는 작년 7월 <'참여' 없는 국민참여예산…"행정력만 낭비"> 보도를 통해 '참여율이 저조할 뿐 아니라 일부 관계부처가 직원들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국민이 올린 정책 중 후보를 부처가 선정하도록 한 구조로 인해 입맛대로 사업이 결정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이번에 선정 과정에 민간 토론회 등을 추가한 배경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참여예산 후보를 선정할 때 정부가 하고 싶은 사업만 선정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 토론회 등의 공개적인 절차를 많이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참여예산제도는 국민이 직접 예산사업의 제안과 심사, 우선순위 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재정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2018년 처음 도입됐다. 작년 1206개의 제안사업 중 부처 사업숙성과 국민참여단 논의 및 국회심의를 거쳐 38개 사업, 928억원의 예산을 최종 반영됐다.
다만 연 1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참여가 매우 저조한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 기준으로 국민들이 올린 사업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담배꽁초 수거'의 경우 공감 수가 단 45명에 그친다. 정부는 앞으로 국민참여예산을 계속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