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구글, 네이버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인재 육성에 나섰다. 사업 공간 등 물리적 지원뿐 아니라 인터넷 사업자가 보유한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기술력을 제공해 생태계 확장까지 노린다.
18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등 국내외 플랫폼 업체들은 스타트업 육성 공간을 운영 중이다. 구글은 서울시 강남구에 구글 스타트업캠퍼스를 열고 입주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스타트업캠퍼스 입주사들은 텐서플로우, 구글 클라우드 등 구글 서비스 활용법 등을 학습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개관 이후 35개 스타트업이 거쳐 갔다. 올 상반기도 디플리, 딥메디 등 5개 IT스타트업이 선정돼 지난달 입주했다. 음성분석 AI기술을 개발 중인 디플리의 이수지 대표는 "수집한 소리를 자동으로 모으고 분석하려면 빅데이터 엔진이 필요하다"며 "구글 클라우드플랫폼을 활용해 음성엔진을 자동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입주했던 스타트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2018년 하반기 입주사 성과 발표회'. 사진/구글
구글은 최근 정부와 손잡고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글로벌 앱장터를 양분한 구글플레이를 보유한 만큼 앱·게임 개발사가 이를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최대 230억원 규모가 투입되는 이 프로그램에도 구글 클라우드, 구글 애널리틱스 등 구글 서비스 이용법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개발자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구글 머신러닝(ML) 스터디잼'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연간 1만명의 개발자를 육성할 계획이다. 존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향후 5년 동안 5만명을 교육할 것"이라며 "이 프로그램은 ML을 배우고 텐서플로우 접근 가능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포털 사업자 네이버는 '맞춤형'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입주 공간뿐 아니라 투자, 서버 인프라 등 각 스타트업의 필요에 따라 지원한다. 입주 공간으로는 서울시 강남구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가 있다. 2015년 처음 문을 연 이후 51개 스타트업이 입주했다. 이미 공간을 보유했지만 자본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 네이버가 투자 형태로 지원한다. 지금까지 30여개 IT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지난 1월에도 자율주행·AI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네이버·라인과 협업을 논의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타트업마다 운영에 따라 필요한 부분이 각기 다르다"며 "공간, 자본금, 인프라 등 각 스타트업에 최적화한 방식으로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IT 기술뿐 아니라 인력 채용에서도 스타트업과 대형 플랫폼 사업자 간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은 플랫폼사가 개최하는 콘퍼런스, 포럼 등에 참여해 회사를 소개하고 참여한 개발자와의 인적 교류를 늘리는 식이다. 대형 IT기업으로 성장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 'GDG 데브페스트 서울 2018'에 참여했다. 행사를 통해 개발자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해 개발 인력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중이다. 올해도 GDG나 파이썬 콘퍼런스 '파이콘' 등에 참여해 개발자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개최한 기술 콘퍼런스 '데뷰 2018'에는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술·제품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능력 있는 개발자 한명이 최대 10배의 생산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스타트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네이버 기술 콘퍼런스 '데뷰 2018'. 사진/네이버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