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숨통을 틔게 되면서 국내 경기진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4일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의 시사점' 자료를 통해 미국의 정책금리 동결로 금리 인하 등 국내 경기진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봤다.
그간 한·미 간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존재해왔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연준이 금리동결 결정과 함께 당분간 '유지'를 선택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한 금리 인상 압력은 완화됐다. 금리차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게 현대연의 평가다.
국내 경기진작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은 국내 경기상황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현대연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8년 8월 이후 100포인트 아래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경기 방향성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2017년 8월 정점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의 경제지표 흐름도 주목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 1월 FOMC 금리동결은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 부진 등 대외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3월 동결은 미국 내부 경제 상황에 중점을 둔 결정이었다. FOMC는 2019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1%로 예단, 경기확장기였던 지난 9년간의 평균치(2.2%)를 밑돌고 있다. 미 금리동결과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은 미국 경제의 회복 기대감을 하락시키고 있다.
정민 현대연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동결, 국내 가계 부채 둔화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근거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수출 경기와 내수 경기 동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선제적 금리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